한국이 레바논 평화유지군(UNIFIL)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레바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간에 치열한 접전이 벌어진 레바논 남부지역은 UNIFIL이 점령한 후 안정을 찾고 있다는 평가지만 레바논 정국은 여전히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란에 빠져있다.
▦ 불안한 레바논 정국
지난해 7월과 8월 이스라엘군과 헤즈볼라간의 34일간의 전쟁이 끝난 후 헤즈볼라는 레바논에서 오히려 확실한 입지를 구축했다.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격을 막아내며 세력을 유지한데다 전쟁으로 반미정서가 팽배해지면서 영향력은 더욱 커져 푸아드 시나오라 총리가 이끄는 정부를 전복할 정도까지 성장했다. 최근 아랍의 영웅으로 떠오른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지도자는 노동당 등 야당과 함께 시나오라 정부에 내각 주요 요직 3분의 2를 넘길 것으로 요구하는 등 반정부 공세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UNIFIL의 활동도 기대 이하다. UNIFIL이 이스라엘군을 대신해 레바논 남부지역을 점령했지만 최종 목표인 헤즈볼라의 무장해제는 여전히 난망하다.
시나오라 정부를 지원해온 조지 W 부시 미국 정권도 UNIFIL에 합류하지 않을 정도로 조심스런 입장이다.
▦ 한국군 작전지역인 티르는?
한국군이 파병될 지역인 레바논 남부 항구도시 티르는 UNIFIL의 군수물자를 실어나르는 전략적 요충지다. 과거 로마와 비잔틴 제국 시절 국제적인 상업도시로 번창했으며 1980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적으로 선정될 만큼 고대 유물의 보고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전략적 요충지라는 이유로 1975년부터 시작된 레바논 내전에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지역이 됐고, 지난해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때 헤즈볼라의 주요거점 지역으로 지목돼 이스라엘군의 맹폭을 받았다. 헤즈볼라 무장세력의 주요 근거지인 만큼 테러 가능성이 큰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티르에서 남쪽으로 20km 정도 떨어져 있는 나쿠아라에 UNIFIL 사령부가 있는데다 남서쪽으로 10km정도 떨어진 알 힌디야 지역에 중국군 1,000명이 주둔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군사적 위험이 덜하다는 평가다.
▦ UINIFIL 규모와 파병국 현황은?
현재 레바논 남부 이스라엘 국경 지역에는 1만3,800여명의 UNIFIL군이 레바논군을 도와 헤즈볼라의 무장해제를 지원하고 있다. 군지휘권은 프랑스군이 가지고 있으며 이탈리아, 독일 등 25개국이 UNIFIL에 참가하고 있다.
병력 규모면에서는 이탈리아가 3,000명으로 가장 많은 병력을 파병했고, 독일(2,400명)과 프랑스(2,000명), 중국, 스페인, 인도네시아(각각 1,000명)가 그 뒤를 이었다. 한국이 예정대로 350명을 파병한다면 규모로는 14번째이고 아시아 국가에서도 네팔(850명)과 폴란드(500명), 말레이시아(360명) 등보다 적은 최소 규모다. 우크라이나는 한 명의 군사고문을 파견했다. 하지만 유엔평화군의 주력인 미국과 영국은 참가하지 않았다.
유엔은 올해까지 UNIFIL의 규모를 1만6,000명까지 늘려 레바논 남부 지역의 안전과 치안을 확보할 계획이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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