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빅3 중 한 사람이었던 고건 전 총리가 대선 불출마를 선언함으로써 대선 구도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고 전 총리는 최근 지지율 3위로 가라앉았으나 불과 6개월 전까지만 해도 선두권 주자였고, 줄곧 범여권의 유력 주자로 평가 받아왔다. 고 전 총리가 대선 레이스를 포기함에 따라 이명박 전 서울시장,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등 다른 주자들의 지지율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또 여권은 새로운 주자 찾기에 나설 것으로 보여 누가 여당의 다크호스 후보로 부각될지 주목된다. 또 고 전 총리, 민주당 등과 함께 통합신당을 추진하려던 열린우리당 신당파들도 전략을 수정해야 할 상황이 됐다.
고건 전 총리의 불출마 선언으로 범여권의 대선주자 경쟁 구도는 한층 혼미해졌다. 기존 주자들은 지지율 반등을 노리겠지만, 새로운 대안 후보를 물색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당분간은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과 정동영 전 의장간의 양자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양측 모두 고 전 총리의 중도 사퇴를 계기로 구심점을 상실한 호남과 중도성향 유권자의 지지를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점에서는 그간 고 전 총리에게 ‘빼앗겼던’ 호남권 주자로의 부활을 기대할 수 있는 정 전 의장이 좀더 유리해 보인다. 물론 “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중간 지대를 자처했던 고 전 총리가 출마를 접으면서 양당간 정체성 차이가 뚜렷해질 수 있다”(민병두 홍보기획위원장)는 분석을 감안하면 개혁 색채가 짙은 김 의장이 지지율 반등에 속도를 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통합신당 창당 과정에서의 역할, 오픈프라이머리 참여자의 면면 등이 한데 어울려야 대선주자의 가닥이 잡힐 것”(이목희 전략기획위원장)이라는 분위기가 강하다. 지금으로서는 여당 주자의 지지율 반등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당내의 몇몇 잠룡들이 가세하는 정도로는 어림 없다”(한 재선의원)는 푸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과 박원순 변호사 등 외부의 새 인물에 대한 기대치가 더 커지고 있다. 한 수도권 의원은 “기존 주자들이 고 전 총리의 공백을 메우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정 전 총장과 박 변호사 등은 이미 대선 경쟁에 뛰어들었다고 봐야 한다”면서 “이들이 본격 참여해야 신당 창당도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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