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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OFF] 찡한 그 사연이… 앗! 속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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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OFF] 찡한 그 사연이… 앗! 속았다

입력
2007.01.16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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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너무하네요. 도대체 누구를 믿어야 할지.”

KBS1 <아침마당> 의 시청자 게시판이 시끄럽다. 지난 주 토요일에 방송한 ‘토요 이벤트 가족 노래자랑’ 코너에서 우승한 A씨의 사연이 거짓임이 밝혀지자, 한때 그의 사연에 감동했던 시청자들이 심한 허탈감과 함께 배신감을 토로하고 있다.

‘토요 이벤트…’는 일반인들이 출연해 가족 사연을 이야기하고 노래 대결을 한 뒤 시청자의 전화투표로 우승자를 가리는 프로그램. 지난 주 우승자 A씨는 불치병에 걸린 아내를 간호하면서 병원에서 알게 된 B씨와 함께 출연했다. A씨는 방청석에 자신의 아이들까지 출연시키고, 가족에게 부담이 되지 않기 위해 가출한 부인을 찾고 싶다고 말해 시청자들의 가슴을 찡하게 만들었다.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시청자들의 집중 표로 A씨는 우승을 차지해 제주도 여행상품권을 받았다. 그러나 방송 후 인터넷 게시판에“A씨의 사연은 거짓”이라는 글이 올라왔고, 제작진 확인 끝에 A씨의 사연은 거짓으로 밝혀졌다.

<아침마당> 의 함형진 CP는 “이는 어려움을 겪는 가족을 격려하는 프로그램의 취지를 악용한 사례”라며 “앞으로 아는 사람들끼리 출연하는 경우 주변인들의 확인을 거쳐 제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거짓 사연을 얘기한 A씨의 잘못이 크지만 제작과정에서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제작진도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1월 27일 MBC <생방송 오늘아침> 에서도 외주 제작사가 실직 가장의 사례를 연출한 내용이 방송돼 물의를 빚기도 했다. 방송사의 한 관계자는 “방송사가 짧게는 1주일, 길게는 6개월 단위로 외주 제작사를 교체하는 관행 때문에 외주 제작사 입장에서 시청률을 높이는 내용을 찾다 보니 (조작) 유혹에 빠지게 된다”고 말했다.

일반 출연자의 사연과 방송 내용을 둘러싼 진위 논란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방송사와 방송위원회의 대응은 사과 방송이나 일회성 징계에 불과해 미봉책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앞으로 사용자 제작 콘텐츠(UCC)를 비롯, 일반인이 참여하는 방송이 급증하게 될 상황에서 일반인 출연자 및 관련 영상에 대한 검증 절차 마련과 안일한 제작 관행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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