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자 펀드에 대한 주식 양도차익 비과세 방침이 발표된 이후 은행과 증권사 등 일선 펀드 판매 창구에서는 비과세 상품으로의 전환 등을 타진하는 투자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큰 인기를 끈 해외투자 펀드에 대한 관심이 다시 증폭되는 양상이다. 하지만 ‘묻지마 식’ 투자 위험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아 주의가 요망된다. 궁금증을 문답으로 풀어본다.
-어떤 펀드가 비과세 대상인가.
“설립주체와 관계 없이 국내 법에 따라 설립된 해외투자 펀드다. 주로 국내 자산운용사가 설립한 해외펀드가 해당되겠지만 외국 운용사가 국내 법에 따라 설립하면 혜택을 받고, 국내 운용사라도 외국에서 설정해 국내에서 판매하면 혜택을 못 받는다. 역외펀드에 투자하는 펀드오브펀드(재간접펀드)도 비과세 대상이 아니다.”
-실제 비과세 혜택은 어느 정도인가.
“감면되는 세금 15.4%는 주식 양도차익에 대한 것이다. 가령 주식에만 투자하는 해외펀드에 1,000만원을 투자해 20%(200만원)의 수익을 냈다면 지금까지는 200만원의 15.4%인 30만8,000원을 세금으로 내야 해 실제 수익률은 17%에 그쳤다. 하지만 비과세되면 그대로 20%의 수익을 얻게 된다. 수익률이 3% 포인트 정도 높아지는 셈이다. 물론 수익률이 높아질 경우 비과세 혜택의 정도가 그만큼 커진다.”
-이르면 3월부터 시행된다는데 그 때까지 펀드 가입을 미뤄야 하나.
“아니다. 이번 비과세 혜택은 펀드가입 시점이 아니라 펀드의 수익분배 시점을 기준으로 적용된다. 지금 가입해 시행일 이후에만 환매하면 시행일 이전의 미실현 수익도 비과세된다. 같은 원리로, 현재 가입해 있는 펀드가 비과세 대상이면 가급적 환매를 미루고 기다리는 게 좋다. 다만 펀드 설립 후 1년마다 하는 결산(이익분배)에 의해 이미 세금을 낸 부분은 돌려 받지 못한다. 펀드 결산일이 언제이냐에 따라 비과세 혜택의 크기가 달라지는 셈이다.”
-지금이라도 해외펀드를 가입하고 싶은데 유의해야 할 점은.
“이번 조치로 ‘묻지마 투자’ 확산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해외 주식은 기본적으로 국내에 비해 정보가 부족한 것이 약점이다. 환매 타이밍이 잘못되면 수익률에서 손해를 볼 수 있다.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도 유념해야 한다. 피델리티 일본펀드의 경우 2005년 11월30일부터 올해 11월30일까지 1년 동안 엔화 기준 수익률은 2.96%이지만 원화 기준 수익률은 마이너스 5.06%였다.”
-역외펀드(또는 재간접펀드) 투자자인데 펀드를 갈아타야 하는가.
“이론적으로 비과세 혜택만을 고려하면 옮기는 게 이익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무조건 비과세 해외펀드로 가는 것은 좋은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펀드의 수익률 차이가 비과세 차이보다 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글로벌 증시에 고루 투자해 상대적 안정성이 높은 역외펀드나 재간접펀드에 비해 국내 해외펀드의 경우 고위험 고수익의 신흥시장에 집중된 측면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비과세 대상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어 당분간 지켜보는 게 낫다는 의견도 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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