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뮤지컬이 느와르의 세계로 진입한다. 악어컴퍼니의 <천사의 발톱> 은 상반되는 인생 행로를 걷게 되는 쌍둥이 형제를 통해 인간 내면에 숨은 야수성의 본질을 파고든다. 사랑 이야기에 머무르기 십상이었던 창작 뮤지컬이 전혀 다른 가능성을 내건다. 천사의>
여수의 삭막한 항구 마을. 밀수 조직에 있던 동생 이두는 바보스러운 형 일두를 뜻하지 않게 찔러 죽인다. 죄책감에 못이겨 20년 동안 일두로 살아가기로 한 이두에게 사랑하는 여인이 나타나고 사랑의 고통이 찾아 오면서, 숨어 있던 잔인함이 되살아나 모두를 파괴해 간다. 무대는 파괴와 광란의 현장으로 돌변한다.
원작자 조광화는 “사람의 마음속에 도사린 악랄한 야수성의 실체를 보이고 싶었다”며 “남성적 질투의 참모습을 보게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차가운 철골 느낌이 주조를 이루는 무대와 어우러지는 배우들의 폭발적인 춤과 노래가 강한 인상으로 다가온다.
TV에서 착한 청년의 이미지를 굳힌 유준상이 극단적으로 대비되는 일두와 이두를 오가며 연기의 새로운 장을 연다. 유준상은 “3년전 조광화씨의 초고를 보고 이 무대를 꿈꿔왔다”고 말했다. 작자이자 연출까지 맡은 조씨는 “야성을 억누르며 착하게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가를 보여주고 싶다”고 받았다. 한편 <지킬 앤 하이드> <하드록 카페2> 등에서 음악을 맡았던 작곡가 원미솔은 프로그레시브 록을 뼈대로 26곡을 창작, 무대의 암울함을 변주한다. 김도현이 더블 캐스팅됐다. 하드록> 지킬>
남성 특유의 육체미에 초점을 맞춘 안무가 눈을 끈다. 이신성 이찬미 등 출연. 23일~3월4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화~금 오후 7시30분, 토ㆍ일ㆍ공휴일 3시 7시. (02)764-8760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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