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통일부 장관이 박정희 정권의 10월유신을 지지하는 종교계 결의문의 참여자 명단에 포함된 문건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강인철 한신대 교수는 15일 출판된 <한국의 개신교와 반공주의> (도서출판 중심)에 1972년 11월 10일 ‘서울 교회와 경찰 협의회’가 발표한 10월유신 지지 결의문을 실었는데 여기에는 당시 이재정 신부가 이 단체의 중앙위원회 위원으로 동참한 것으로 돼있다. 강 교수는 당시 언론 보도를 근거로 이 자료를 제시했다. 한국의>
이에 대해 이재정 장관은 “이 결의문을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으며 따라서 참여한 일도 없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당시 신부로 서품받은 지 보름밖에 안 된 20대로 교구장 비서 신부를 하고 있던 내가 한경직ㆍ조용기 목사 등 원로 위주인 위원 명단에 들어간 것도 의아스럽다”며 “동명이인이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1974년부터 김상근 목사, 오충일 목사, 함세웅 신부 등과 함께 10월유신 반대운동을 했다.
‘10월유신과 평화통일을 위한 우리의 기원’이라는 제목의 이 결의문은 “우리는 10월유신으로 조국의 통일과업과 번영의 기틀을 확고히 하고 모든 부조리를 자율적으로 시정하는 사회기풍을 함양하여…국민총화체제를 이룩하는 데 총력으로 단결할 것을 기원한다” “현시국의 중요성과 절박감을 인식하면서 남북 5,000만 겨레에게 복음선교로서 자유민주주의를 더욱 건전하고 알차게, 그리고 능동적으로 발전ㆍ육성시켜 민주국가로, 또는 하나님이 기뻐하는 나라로 이룩되기를 기원한다”는 2개항의 내용을 담고 있다.
오미환 기자 mh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