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채용시장이 지난해보다 다소 위축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구직자들은 어느 때보다 차별화한 취업 전략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취업포털 커리어(www.career.co.kr)가 지난해 11월 말 매출액 기준 상위 500개 기업 가운데 265개사를 대상으로 올해 채용 인원을 조사한 결과, 응답사의 72.4%가 '지난해와 비슷하다'고 답했고 20.4%는 '지난해보다 채용인원이 줄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해보다 증가할 것'이라고 답한 업체는 7.2%에 머물렀다. 채용 인원이 감소한 이유로는 주로 '내수 부진'과 '북핵 문제' 등 불확실한 정치ㆍ경제 요인을 꼽았다.
이 중 내년 채용계획을 정한 업체들은 지난해보다 1.2% 감소한 약 2만2,410명의 사원을 뽑을 계획이다. 주요 업종별로는 ▦전기ㆍ전자 9,339명 ▦정보통신 1,850명 ▦자동차 1,420명 ▦유통ㆍ무역 1,280명 ▦기계ㆍ철강 1,090명 등이었다.
많지는 않지만 최고의 역량을 지닌 소수 인재를 뽑기 위해 기업들은 지난해에 이어 '열린 채용'을 계속 실시할 계획이다. 열린 채용은 학력ㆍ나이 중심인 서류전형을 최소화하는 대신 면접전형을 강화하며, 신입사원과 경력사원의 구분을 두지 않고 채용하는 방식이다.
열린 채용을 통과하기 위해 가장 중점적으로 대비해야 할 부분은 이색ㆍ복합 면접 분야다. 기존 면접의 틀을 깬 새로운 방식으로 실시되는 게 보통이지만 채용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특별한 준비가 필요하다.
교보증권의 경우 2박3일간의 합숙 면접을 치른다. 면접관과 지원자가 마주 앉아 대화만 나누던 예전 면접과는 달리, 3일간 함께 생활하면서 집단토론, 경영 시뮬레이션게임, 프리젠테이션, 음주 면접 등을 통해 심도 깊게 평가한다.
LG생활건강은 우수 영업사원을 뽑기 위해 4일간의 합숙교육과 3주간의 인턴십으로 구성된 '세일즈 스쿨'을 운영한다. 대한주택보증은 지인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몇 통의 답장을 받는가를 통해 평소의 인간관계를 평가하는 이색 면접을 실시하고 있다.
열린 채용 시대의 또 하나의 특징은 학력이나 나이 대신 '우대요건'을 요구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는 것. 취업포털 잡코리아(www.jobkorea.co.kr)가 2004~2006년 자사 사이트에 등록된 채용공고 약 99만 건을 분석한 결과, 채용공고에 '우대요건'을 제시하는 기업이 2004년 7.2%, 2005년 24.4%에 이어 2006년에는 30.9%로 급증했다.
우대요건 항목을 보면, 지난해 신입 채용 시에는 공모전 입상자(28.2%)가 가장 많았고, 영어 가능자(26.4%), 여성ㆍ주부(17.9%), 일어 가능자(11.0%), 중국어 가능자(6.8%), 해외 연수자(4.8%) 등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경력직 채용 시에는 영어 가능자(36.5%)가 가장 많았고, 공모전 입상자(25.8%)가 그 뒤를 이었다.
실제로 최근 진행되고 있는 공모전 중 상당수가 입사 시 가산점이나 입사 특전의 대상이므로 눈 여겨 봐야 한다. 대학생 지식포털인 캠퍼스몬(www.campusmon.com)에 따르면 LG애드는 매년 '대학생 광고공모전'을 진행해 입상자에게 입사 시 특전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삼성전자 휴먼테크 논문대상'을 개최해 입상자 전원에게 입사 특전을 주고 있다.
문준모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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