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아들이 나란히 전교 꼴찌를 기록한 데 격분해 집에 불을 지르겠다며 식구들을 위협한 60대 남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15일 자녀 교육 문제로 아내와 다툰 뒤 가족을 위협한 박모(60ㆍ무직ㆍ서울 마포구 합정동)씨를 가정폭력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14일 오후 8시께 라이터용 휘발유를 집안에 뿌린 뒤 “아이들이 공부를 안 하고 컴퓨터게임만 하는데 뭐하는 거냐”며 불을 지르겠다고 부인 김모(51)씨를 위협한 혐의다. 중학교 3학년에 진학하는 쌍둥이 두 아들은 최근 치른 시험에서 575등, 576등으로 나란히 전교 꼴찌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망치를 휘두르는 등 난동을 피우다가 부인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김씨는 경찰에서 “애들이 공부를 못 하는 게 내 탓도 아닌데 남편이 술만 마시면 집안에서 폭력을 휘둘러 못 살겠다”고 말했다. 박씨는 “나도 애들 엄마도 공부를 잘 했다”며 “아이들 성적표에 ‘양’이라도 하나 있었으면 그렇게 흥분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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