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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부동산 거품 낀 살얼음판 걷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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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부동산 거품 낀 살얼음판 걷는 중

입력
2007.01.14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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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세계 부동산 경기가 냉각될 것이란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14일 “세계 중앙은행들의 잇따른 금리인상이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며 “대표적인 주택 공급부족 지역인 런던에서 조차 올해 부동산 가격 하락을 예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최근 수 십년 간 최소 두 배 이상 오른 세계 주요국들의 부동산 가격이 지난해를 정점으로 하락세로 반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미국과 영국, 홍콩, 스페인, 아일랜드의 부동산은 폭등해 이상과열 현상을 빚었다. 이 신문은 한국도 2006년에만 주택가격이 19%나 상승했고, 중국의 부동산은 최근 몇 달 만에 6%이상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같은 상승세는 이미 꺾이고 있으며 부동산 가격하락이 소비감소로 이어져 결국 세계 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세계 경제의 엔진인 미국에서 부동산 가격하락은 이미 시작됐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주택 평균값이 연초보다 3%나 떨어지는 등 빠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스테펀 로츠 모건스탠리 연구원은 “1999년 증시 대폭락과 같은 위험이 미국 부동산시장에 잠재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70%가 소비와 연관돼 있으며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한 효과가 사라질 경우 미 경제성장률은 당초 예상보다 2%가량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인상으로 인한 부동산 가격 하락과 대출 상환 부담 증가가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경기침체를 낳는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저축률이 2000년초 2.5%에서 최근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장기 주택담보대출인 모기지론은 최근 10년간 5조달러(4,500조원)나 늘어났다. 대부분의 가정이 사실상 빚을 내 소비하는 상황이며, 부동산 구입으로 빚은 더 불어나고 있다.

도이체방크는 미국발 부동산 가격 하락이 유럽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아일랜드에서는 변동금리로 운영되는 모기지론 이자가 상승하자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들의 매수세로 가격이 올랐던 스페인과 영국도 버블 붕괴의 위험에 직면해 있다.

유럽 국가들의 가계 부채 수준도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네덜란드는 가처분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이 2005년 현재 250%를 넘고 있다. 영국과 스페인, 아일랜드 등도 100%를 훌쩍 넘었다.

중국에서도 부동산 거품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사회과학원은 ‘2007년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1990년대초 일본 부동산 버블 붕괴를 예로 들며 정부가 부동산 가격억제를 위해 대출을 억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일각에서는 부동산 거품 붕괴가 아직은 걱정할 수준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최소한 지난해 부동산 시장에 있었던 상승 랠리는 더 이상 없을 것이 각국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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