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원들이 열린우리당을 선도 탈당하는 일부 의원들과 함께 국회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먼저 교섭단체를 구성한 뒤 이를 중심으로 고건 전 총리 세력 및 우리당의 추가 탈당 의원, 국민중심당 일부 의원을 아우르는 신당을 창당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현재 민주당 의석이 11석이므로 우리당을 이탈하는 의원이 10여명에 이를 경우 당장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다는 발상이다.
민주당 의원들이 먼저 제안한 이런 구상에 대해 우리당 의원들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도로 민주당’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민주당 일부 의원이 우리당 내에서 ‘전통적 지지층 복원’에 적극적인 임종석, 송영길 의원 등에게 동참을 호소하면서 논의가 진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김효석 의원은 14일 “뜻을 같이 할 수 있는 열린우리당 의원들과 함께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방안을 놓고 논의 중에 있다”면서 “큰 그림에는 이들 외에도 우리당, 한나라당, 국민중심당 내 중도실용 그룹, 외부세력 등과 연대하는 것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우리당 임종석 의원은 “김 의원으로부터 그런 제안을 받은 적은 있으나 일단 전당대회를 통한 신당 창당 추진이 옳다고 본다”면서도 “하지만 신당 창당 작업이 지체되면 여러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편 우리당 사수파의 대표 인사인 김형주 의원은 이날 “당내 상황이 지지부진하고 개혁 정체성을 잃어버리는 상황으로 간다면 내가 탈당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며 “탈당해서 우리당 개혁파와 시민사회세력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방안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혁당 출신 모임인 ‘참정연’ 대표인 김 의원은 “전당대회에서의 충돌로 신당파들이 모두 당을 떠나고 분열하는 상황이 온다면 사수파 입장에서도 희망을 줄 수 있겠느냐는 고민이 있다”며 “역발상이 필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신당파와는 다른 의미에서 창당 초심과 개혁 정체성을 확산시킨다는 차원에서 탈당을 검토하고 있다. 김 의원의 언급은 당 사수파 내에서 탈당론이 처음 제기됐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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