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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선의 해에 맞은 민주화운동 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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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선의 해에 맞은 민주화운동 20년

입력
2007.01.14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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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서울대생 박종철씨가 고문으로 사망한 지 20주기가 되는 날이었다. 그의 죽음으로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젊은이를 희생시킨 잔혹하고 부도덕한 군사정권에 대한 국민적 저항이 거세게 일었다.

학생과 재야, 지식인에 이어 직장인 '넥타이부대'까지 시위에 뛰어들어 6월 항쟁의 불꽃으로 타올랐다. 마침내 전두환 정권은 6ㆍ29선언으로 개헌을 수용함으로써 백기를 들었다. 대통령 직선제와 평화적 정권이양 등 정치민주화의 토대가 만들어졌다.

20주기를 맞아 박종철기념관이 곧 완공되고, 박종철장학회 설립도 추진되고 있다. 박 열사가 희생된 역사적 의미를 아프게 돌아보면서, 6월 항쟁이 남긴 민주화의 과제 또한 엄숙하게 짚어보아야 한다.

지난 20년 동안 '문민정부'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를 거쳐오면서 우리의 형식적ㆍ절차적 민주주의는 발전했다. 그러나 우리는 민주화 이후 사회적 기강이 해이해지고 노사 집단 이기주의가 거세지는 가운데 맞은 IMF 외환위기의 충격과 후유증을 아직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사회적 양극화가 심화하고 보수ㆍ진보세력 간 골이 깊어져, 일상생활에서는 민주주의가 오히려 퇴보한 것처럼 체감된다.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무관심이 깊어지고 냉소주의가 만연한 가운데, 여야가 영일 없이 싸움을 벌여 정치 혐오를 확대재생산하고 있다.

이것이 20년 전 최루탄에 눈물 범벅이 되며 이루고자 했던 민주화의 모습인가. 한 젊은이가 희생해야 하는 극단의 상황에 이르기 전까지는, 이해ㆍ양보ㆍ화합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국민적 체질인가.

20년이면 성년의 나이다. 항쟁 20주년을 맞는 올해는 마침 대선의 해이기도 하다. 그러나 선거라는 정치적 축제를 앞두고, 지금은 황량한 전운만 감촉된다.

과거의 민주투사나 미래의 민주주의자나 모두 상대의 주장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페어 플레이로, 박종철ㆍ이한열 열사의 값진 희생에 보답하기 바란다. 군사독재를 물리쳤던 자랑스런 국민 역시 대선을 통해 민주주의가 꽃피는 정치적 토양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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