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시험관 아기인 루이스 브라운(28)이 자연스러운 임신과 자연 분만으로 아기를 낳았다.
영국 타블로이드 신문 선 인터넷판은 13일 브라운이 집 밖에서 아기 유모차를 끌고 가는 모습을 촬영해 지면에 소개했다. 아기의 성별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루이스는 친구에게 자신과 남편이 "아기의 탄생에 매우 기뻐하고 있으며, 늘 아기를 갖기를 원했었다"고 밝혔다고 신문은 전했다.
2004년 나이트클럽의 보안책임자인 웨슬리 물린더(37)와 결혼한 브라운은 시험관 수정에 의존하지 않고 결혼한 지 2년 만에 자연스럽게 임신했다. 브리스톨 근교에 사는 브라운은 임신 사실을 알고 나서 "우리 부부의 꿈이 실현됐다"며 기뻐했다. 남편 물린더도 "부모가 된다는 사실에 우리는 매우 들떠 있다"며 "루이스가 훌륭한 엄마가 되리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운의 탄생은 당시 전 세계 불임 부부들에게 희망의 메시지였다. 브라운은 1978년 7월25일 올드햄 종합병원에서 태어났다. 브라운의 부모인 존과 레슬리는 9년 동안 아기를 갖기 위해 노력했지만 허사였다.
당시 30세였던 엄마 레슬리는 나팔관이 막혀 난소에서 만들어진 난자가 자궁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불임 상태였다. 둘은 시험관 시술의 선구자인 패트릭 스텝토 박사와 로버트 에드워즈 박사의 도움으로 첫 아기인 브라운을 얻었다.
당시 두 박사는 레슬리의 난소에서 꺼낸 성숙한 난자와 존의 정자를 작은 시험관 속에서 인공 수정시켰고, 48시간 후 이 인공수정 배아를 엄마의 자궁에 착상시켰다. 브라운은 분만 예정일을 3주 앞두고 제왕절개를 통해 2.6㎏의 건강한 아기로 태어났다.
하지만 의학계의 일반적인 환영과는 달리 종교계에서는 그의 탄생은 환영받지 못했다. 가톨릭측에서는 인간 생명의 인위적 생산이라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으며 이로 인해 시험관 아기에 대한 윤리적ㆍ종교적 논쟁을 불러왔다. 브라운이 태어나기까지 스텝토 박사는 12년 동안 100번 이상 실패를 거듭하며 연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운은 탄생 이후 각종 백과사전과 참고서적에 이름이 실렸을 뿐 아니라 기네스북에도 올랐다. 그가 네 살 되던 해 여동생 나탈리가 영국에서 40번째 시험관 아기로 태어나 다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스텝토 박사는 브라운이 열살 때 사망했고, 에드워즈 박사는 브라운이 결혼할 때 특별 하객으로 초청받아 참석했다.
루이스는 세계 최초의 시험관 아기로 살아가는 것과 관련, "그동안 많은 고민과 생각을 해왔지만 이제는 단지 내 삶의 일부라고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털어놓은 적이 있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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