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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사조' 박철순 "이번에도 오뚝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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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사조' 박철순 "이번에도 오뚝이처럼…"

입력
2007.01.12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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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로야구 원년의 신화, 그리고 잇단 역경과 재기. ‘불사조’ 투수 박철순(51)씨가 남몰래 암 투병 중인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옛 OB베어스(현 두산베어스) 투수코치를 마지막으로 1998년 그라운드를 떠난 박씨는 2003년부터 LCD 모니터의 도광판을 생산하는 ㈜모든테크와 스포츠브랜드 알룩스포츠의 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비록 마운드는 떠났지만 OB베어스 출신 선수들의 모임에 꼬박꼬박 참석해 왔고, 프로야구 올드스타전 등 각종 행사에도 얼굴을 내밀며 야구계와 인연을 이어왔다.

그러나 박씨는 대장암이 발병한 지난해부터 야구인들과의 연락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현재 한 차례 수술을 받은 것으로만 전해졌는데, 재발과 전이의 위험성이 큰 만큼 치료와 요양을 꾸준히 병행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82년 출범한 한국 프로야구가 원년부터 순항하도록 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사람이다. 현역 시절 불사조라는 닉네임처럼 온갖 부상과 역경을 헤쳐나가며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섰다. 이원국씨에 이어 80년 한국 야구선수로서는 두번째로 미국에 진출한 그는 밀워키의 트리플A 팀까지 올랐다가, 국내 프로야구가 출범하면서 귀국했다.

프로야구 원년 OB베어스 투수로 무려 22연승이라는 신화적인 기록을 세우며 팀에 우승트로피를 안겼고, 자신은 페넌트레이스 MVP에 올랐다. 당시 그가 선보인 선진적 야구, 멋진 투구 폼과 ‘마구’로 불렸던 각종 결정구들은 야구 팬들을 열광시켰다.

그러나 그는 무리한 등판으로 이듬해부터 화려한 영광을 뒤로 해야 했다. 고질적인 허리 부상이 생기면서 마운드를 떠났다가 돌아오기를 반복했다. 88년에는 CF 촬영 도중 아킬레스건이 끊어지는 중상을 입고서도 피나는 훈련과 투혼으로 마운드에 다시 서기도 했다. 그렇게 오뚝이처럼 쓰러졌다 일어나기를 반복하던 박씨는 한국 프로야구의 각종 최고령 기록까지 세운 뒤 96년 40세의 나이에 은퇴했다. 97년 4월 9일 그는 잠실구장 마운드에 입을 맞추며 야구팬들의 기억에 ‘전설’로 남은 채 사라졌다.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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