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민속씨름의 앞날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아마추어 선수들의 가맹 단체인 대한씨름협회(이하 협회)가 지난 10일 기존 프로씨름을 주도하던 한국씨름연맹(이하 연맹)과 결별을 선언하고 독자 대회를 추진하겠다고 나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협회는 ‘민속씨름위원회’라는 별도 기구를 설치해 협회가 주체가 되는 씨름 대회를 연간 7회 열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협회가 연맹을 대신해 민속씨름대회를 치러내기 위해서는 걸림돌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 스타 즐비한 현대삼호중 출전 여부 의문…지상파 방송 중계 계약도 만만치 않을듯
연맹 소속 단체 선수들이 참가하지 않는 장사 대회는 자칫 속 빈 강정이 되기 쉽다. 지난 해 6차례에 걸친 장사 대회의 ‘주역’들은 유일한 프로팀인 현대삼호중공업 소속 선수들. 백두급에는 ‘들배지기의 달인’ 박영배와 황규연, 하상록 등 ‘포스트 이태현’의 주자들이 즐비하고 한라급에도 ‘탱크’ 김용대 등 우수한 자원들을 보유하고 있다. 협회측은 “아직 현대삼호중공업 소속 선수들의 참가 문제는 고려해보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연맹과 공식적인 ‘결별’을 선언한 만큼 쉽게 풀리지 않을 골치거리다.
또 하나의 걸림돌은 과연 협회가 지상파 방송 중계 계약을 원활히 맺을 수 있느냐 이다. 현재까지 민속씨름대회는 한국방송(KBS)이 중계해 왔다. KBS는 지난 해에도 씨름의 저조한 인기와 맞물려 중계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협회측은 KBS와 중계 문제를 우선 협의한 뒤 여의치 않으면 타 방송사를 물색한다는 계획이지만 광고 효과가 크지 않은 민속씨름 중계에 선뜻 나설 지상파 방송사는 많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 방송중계는 타이틀 스폰서 확보와 A보드 광고 등 전체 재정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협회는 이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 KBS 스포츠제작부의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 씨름중계에 대한 공식적인 방침은 세우지 않았다. 다만 씨름계가 대동단결하길 바랄 뿐이다”고 밝혔다.
한편 연맹측은 협회의 독자적인 행보에 대해 적극 규탄하고 나섰다. 연맹 직원 10여명은 11일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올림픽공원 내 대한씨름협회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었다.
김기범 기자 kik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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