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한국 자동차 산업은 11개였던 완성차 업체 중 9개는 몰락하고 2개만 살아 남은 일본의 1993년 상황과 흡사한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국내 자동차 업계가 위기를 타개하려면 노조의 협조를 통한 원가절감이 가장 절실한 것으로 지적됐다.
가톨릭대 김기찬 교수는 10일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주최 '2007년 자동차산업 대응전략' 세미나에서 지난해 현대ㆍ기아차가 월드컵 공식후원과 품질지수 상승(미국 3위) 등 호재에도 불구, 정몽구 회장 구속에 따른 리더십 위기로 해외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데 실패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해외 시장에서 한국 자동차의 평가지표는 우수한 품질과 정몽구 회장의 역동적 리더십이었다"며 "그러나 CEO 부재가 결국 현대ㆍ기아차의 도약을 저해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급속한 원화 절상으로 국내 자동차 산업이 1993년 일본과 유사한 위기상황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원화는 고점대비 30% 절상됐는데, 이는 1993년 일본 엔화의 절상폭과 동일하다.
당시 일본에는 완성차 업체가 11개나 됐으나, 이후 원가절감에 성공한 토요타와 혼다만 살아 남고 닛산 등 나머지 9개 업체는 몰락의 길을 걸었다.
김 교수는 "93년 토요타의 순이익은 1,764억엔이었는데 이 가운데 노사협력에 따른 원가절감 규모가 1,500억엔을 차지했다"며 "오늘날 세계 최강 토요타를 만든 것은 당시 원가절감에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현대차의 경우 울산공장의 생산성이 중국 베이징공장에 뒤지고 기아차는 화성공정이 슬로바키아 공장에 뒤진다"며 "노조의 협조를 통한 작업의 유연성과 현장의 생산성 제고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조언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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