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테크(Cinemathèque)는 프랑스어로 영화 보관소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일반 개봉관에서 볼 수 없는 옛 영화들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일종의 영화 도서관이다. 시네마테크의 출발점은 1936년 프랑스 파리에 설립된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였다. 이 곳에서 영화를 보고 열띤 토론을 했던 ‘할리우드 키드’ 장 뤽 고다르, 프랑수아 트뤼포, 클로드 샤브롤 등은 훗날 이른바 누벨바그(Nouvelle Vagueㆍ‘새 물결’이란 뜻의 프랑스어) 운동을 일으키며 세계 영화사를 장식하는 명감독으로 거듭났다.
국내에도 시네마테크가 있다. 대표적인 곳이 서울 종로구 낙원동 옛 허리우드극장에 위치한 서울아트시네마다. 국적과 시대를 구분치 않은 300여 편의 수작들이 매년 상영된다.
서울아트시네마는 2002년 종로구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 처음 둥지를 튼 후 올해로 개관 6년을 맞았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시네마테크 본연의 목적인 영화도서관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셋방살이를 면치 못하는 현실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안정된 공간이 없는 상황에서 정부의 ‘쥐꼬리’ 재정지원으로는 영화를 소장할 엄두를 못 내고 있다. ‘반쪽짜리 시네마테크’인 셈이다.
시네마테크 전용관 건립을 위해 영화인들이 나섰다. 전용관 건립을 위한 제2회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가 18일~2월6일 열린다. 유명 영화인들이 관객과 함께 보고 싶은 영화를 선정해 직접 소개한다. 김지운 박찬욱 봉중호 홍상수 감독, 영화배우 유지태 엄지원 등 한국 영화인뿐 아니라 일본의 유명 감독 구로사와 기요시(黑澤淸)도 뜻을 같이했다.
화가들도 힘을 보탠다. 장승택 화백을 비롯한 50여명의 화가들이 서울아트시네마를 후원하기 위한 기금 모금 전시회를 17~23일 인사동 아트사이드에서 개최한다. 화가들에게도 시네마테크는 예술적 영감을 얻는 ‘보물창고’이기 때문이다.
박찬욱 감독은 말한다. “(제대로 된) 시네마테크 하나 없이는 한국영화의 미래고 뭐고 없습니다.” 그의 말대로 한국영화의 중흥이 반짝 활황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시네마테크라는 초석을 든든히 다질 필요가 있다.
라제기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