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김영춘 의원은 10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 5년 단임제의 폐해가 입증된 만큼 이를 치유하기 위해 4년 연임제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개헌에 적극적으로 찬성했다. 김 의원은 특히 “다음 정권에서 개헌을 추진 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오히려 개헌은 늦은감이 있다”고 조속한 개헌을 주장했다.
김 의원은 개헌이 불가피한 핵심적 이유를 5년 단임제의 폐단에서 찾았다. 그는 “김영삼ㆍ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 등 5년 단임제하의 3명 대통령을 통해 폐해는 분명히 입증됐다”며 “대통령이 무슨 일을 해보려고 하면 곧 임기 말 레임덕(권력누수)에 직면하고, 의욕적으로 추진하려던 일도 중간에서 꺾여 힘이 빠져 버리는 일이 반복 됐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단임제로 인해 대통령이 여론을 의식하고 책임을 지는 정책을 펴기보다 역사에 남는 대통령이 되려는 욕심에 자기 아집에 빠져버리게 됐다”며 “결국 민심과는 동떨어진 국정 운영을 하게 됐고 임기 말에는 예외 없이 식물대통령처럼 임기를 마쳐버렸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4년 연임제는 이 같은 폐단을 없애고 대통령이 국민여론과 민심을 의식하며 국정을 운영할 수 있게 하는 제도”라며 “5년 단임제가 ‘대통령 무책임제’라면 4년 연임제는 ‘대통령 책임제’를 확실히 실현시키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시기적으로도 더 늦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지금까지 여러 대통령이 개헌 공약을 하고도 지키지 못한 것은 임기 초반 다른 일을 제쳐 두고 개헌 문제에 역량을 집중하기 어려운 구조 때문”이라며 “이는 차기 정권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개헌 제안이 정략적이라는 반대론자들의 주장은 “논리적이지 않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개헌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다”면서 “오히려 당선 가능성이 높은 한나라당 대선 주자에게 연임의 기회가 생긴다는 면에서 더 유리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김 의원은 “최대한 빨리 상반기 내에 개헌을 마무리하면 대선에 전혀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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