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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전 약속 지킨 '아름다운 장학금'/ 가천길재단 89년 출산 네 쌍둥이 수소문끝 대학 등록금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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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전 약속 지킨 '아름다운 장학금'/ 가천길재단 89년 출산 네 쌍둥이 수소문끝 대학 등록금 전달

입력
2007.01.11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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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전 어렵게 태어난 네 쌍둥이 자매가 벌써 대학생이 되었다니, 제 마음이 뿌듯합니다.”

10일 인천 남동구 구월동 가천의과대학교 길병원 사무실. 이길여(75) 가천길재단 회장은 올해 대학생이 되는 네 쌍둥이 자매를 마치 제 딸인 양 반갑게 포옹하고 손을 꽉 잡았다.

이 회장은 “당시 네 자매가 대학생이 되면 장학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었다”며 일란성 네 쌍둥이 자매 황슬(18), 설, 솔, 밀 양을 위해 대학입학금과 1년간 등록금 등 장학금 2,300여만원을 10일 선뜻 내놓았다.

이 회장이 네 쌍둥이와의 첫 인연은 1989년 1월 11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산모 이봉심(당시 36)씨는 예정일이 가까워지자 강원 삼척에서 친정인 인천으로 옮겨와 지내던 중 길병원의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산모는 예정보다 3주일 앞서 진통이 시작되고 양수가 터지는 등 최악의 상황이었다.

당시 중앙길병원 이사장이였던 이 회장은 보고를 받고 즉시 제왕절개수술을 하도록 지시했고 쌍둥이 4명이 모두 건강하게 태어났다. 출혈이 심했던 산모 이씨도 수술을 받아 건강을 되찾았다. 이 회장은 진료비도 받지 않았고, 대학 진학땐 장학금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던 중 지난 해 9월 이 회장은 사진첩을 보다가 이들과 찍은 사진을 보고 연락처를 수소문해 다시 만났다. 이들 모두는 어엿하게 자라 예비 대학생으로 성장해 있었다. ‘슬’과 ‘밀’은 수원여대 간호학과에, ‘설’과 ‘솔’은 강릉영동대 간호학과에 수시합격, 4명 모두 올해 간호학과 입학을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네 쌍둥이 가족은 광부였던 아버지 황영천(45)씨가 건강문제로 직장을 그만둔 이후 생활보호대상자로 살고 있어 대학진학을 거의 포기하고 있었다. 어머니 이씨는 “우리를 찾아내 장학금까지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송원영 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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