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는 괴로워> 가 500만 관객 동원을 눈 앞에 두고 있다. 9일까지 ‘미녀’를 만난 관객은 470만 명. 평일 최소 7만 명의 관객이 극장을 찾는 현 추세면 주말쯤 500만 돌파가 가능하다. 미녀는>
주연배우 김아중이 부른 <마리아> 도 인기 절정이다. <마리아> 는 MP3, 휴대폰 벨소리, 통화음, 홈페이지 배경음악 다운로드에서 모두 1위를 기록하며 배우를 가요계 정상에 올려 놓는 기현상을 연출했다. 조폭이 등장하지도, 섹스를 소재로 삼지도 않은 코미디로서는 보기 드물게 흥행질주를 하는 <미녀는 괴로워> 만의 비결은 뭘까. 여성 영화인들에게 성공 요인을 들었다. 미녀는> 마리아> 마리아>
확실한 타깃층을 잡아라
<미녀는 괴로워> 의 흥행 성적은 기대를 넘은 성과다. 개봉 전 제작사 KM컬처의 예상 관객 수는 300만. “500만까지는 전혀 예상을 못했다”고 한다. (중천)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Mr.로빈 꼬시기) (해피 피트) (조폭 마누라3) 등 연말연시 기대작들이 앞뒤로 즐비하게 배치돼 있었기 때문. <미녀는 괴로워> 가 <박물관은 살아있다!> 와 함께 ‘흥행 쌍끌이’를 이룬 것은 이변으로 평가 받는다. 박물관은> 미녀는> 미녀는>
이변의 뒤에는 기획의 힘이 있었다. <미녀는 괴로워> 의 관객은 70%가 여성이며 이들 중 다수가 20대 초반이다. ‘95㎏ 뚱녀가 48㎏의 쭉빵 미녀로 변신한다’는 내용은 ‘성형 천국’ 한국의 젊은 여성들의 눈을 단숨에 낚아챘다. 심재명 MK픽처스 사장은 “어느 나라보다 외모 콤플렉스가 많은 젊은이들의 고민과 정서가 녹아있다”고 지적한다. 미녀는>
작품들이 쏟아지는 극장가 대목에 확실한 지지층은 천군만마격이다. 20대 초반 여성의 마음을 잡으면 흥행몰이는 충분하다는 제작사의 계산은 제대로 맞아떨어졌다.
논란 피하고 판타지를 자극하라
성형이라는 문제적 이슈를 건드리되 심각하게 파고들지는 말라. <미녀는 괴로워> 의 성공 제2 법칙이다. 미녀는>
외모지상주의를 옹호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은 꿈을 이루고 싶은 뚱녀의 애절한 사연으로 무마시켰다. 심각할 수 있는 주제를 살짝 슬프면서도 유쾌하게 마무리 지은 게 주효 했다. 정승혜 영화사 아침 대표는 “성형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지 않으면서 영화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을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성형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를 판타지로 해결하면서 여성들의 대리만족 심리도 충족시켰다. 이유진 영화사 집 대표는 “사랑 이야기보다 뚱녀의 사연에 집중하니 ‘나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에 감정이입이 확 되더라”고 말했다.
눈요기, 들을 거리에 충실하라
<미녀는 괴로워> 는 일본의 동명 만화가 원작. 2001년 영화 판권을 사들였으나 각색이 힘들어 스크린으로 옮기지 못했다. 판권 만료를 앞두고 지난해 5월 크랭크인에 들어간 <미녀는 괴로워> 는 ‘얼굴 없는 뚱보 가수의 희망 찾기’라는, 원작과는 아주 다른 이야기로 승부했다. KM컬쳐의 심영 이사는 “판권료가 제목 값이라고 할 정도로 뼈대만 빌렸다”고 말했다. 미녀는> 미녀는>
이야기뿐 아니라 눈요기와 들을 거리 등 ‘포장’에도 힘을 쏟았다. 영화 초반과 후반부를 장식하는 콘서트 장면을 위해 들어간 돈은 3억원. 알록달록한 화면 구성을 위해 세트 등 미술작업에는 6억원이 들었다. 제작비 43억원의 영화로서는 좀 과하다 싶을 정도의 금액이다. 이유진 대표는 “분장 미술 등이 이야기를 뒷받침 해주니 한층 재미있었다”고 말한다.
실리콘 가슴이 터질까 봐 남자와 포옹을 못하는 등 성형을 둘러싼 우스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점도 제대로 먹혔다. 곽신애 K&J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는 “관객들이 상상하는 에피소드를 모두 보여주니 쉴 틈 없이 재미를 느낀다”고 말했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 '미녀는 괴로워' 김용화 감독 "여배우 아킬레스건 성형…캐스팅 어려워"
<미녀는 괴로워> 의 김용화 감독은 2003년 <오! 브라더스> 로 데뷔했다. <오! 브라더스> 는 318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그 해 추석 시즌을 석권했다. 김 감독은 2연타석 흥행 홈런을 친 셈이다. 오!> 오!> 미녀는>
-성형과 외모지상주의 논란을 교묘하게 빠져나간다.
“처음부터 영화가 성형 담론으로 빠지는 것을 원치 않았다. ‘성형이 좋다 나쁘다’는 식으로 몰고 가면 자승자박할 것이란 우려를 했다. 외모보다 중요한 것도 많다는 걸 말하면서 그래도 사람들이 외모에 좌우되는 현실을 적절하게 풀어보고 싶었다.”
-원작과 달리 주인공을 가수로 설정한 이유는.
“재능은 있지만 용모가 받쳐주지 않아 립싱크와 코러스만 해야 했던 한 여자 디제이의 사연을 우연히 듣게 됐다. 가슴에 와 닿는 진솔한 이야기라 이거다 싶어 바로 영화에 차용했다.”
-캐스팅 과정에 어려움이 많았다는데.
“성형이라는 소재가 여자 배우들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릴 수 있나 보더라. 이런저런 이유로 (캐스팅) 거절을 많이 당했다. 김아중은 외모가 근사하면서도 연기도 진실하게 할 수 있는 매력이 있어 캐스팅을 했다.”
-음악감독인 그룹 ‘러브홀릭’의 이재학과 어떤 관계인가.
“친구다. 대학시절 같은 그룹사운드에 있었다. 나는 보컬을 했고 재학이는 베이스를 맡았다. 둘이 만나 좋은 결과를 얻으니 참 뿌듯하다.”
-음악, 특히 콘서트 장면에 신경을 많이 쓴 듯하다.
“콘서트 장면은 굉장히 힘들었다. 관객들이 ‘막 찍었구나’하는 생각을 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 <미녀는 괴로워> 는 음악이 시나리오라고 생각한다. 음악이 캐릭터가 돼서 영화를 이끌어가는 부분이 많다.” 미녀는>
라제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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