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석유값이 미국 동북부 지역의 따뜻한 날씨로 인한 난방유 소비 감소 등의 영향으로 18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9일 전날보다 45센트(0.8%) 떨어진 배럴당 55.64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WTI는 올 들어 9% 가까이 떨어졌고, 1년 전보다는 12% 낮은 수준이다.
WTI 선물도 한때 배럴당 53.88달러를 기록해 2005년 6월 이후 1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런던 국제석유거래소(ICE)의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도 0.42달러 떨어진 배럴당 55.18달러에 마감했다. 우리나라 원유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동산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현물은 1.01달러 떨어진 52.69달러에 가격이 형성됐다.
시장 분석가들은 “올해가 가장 더운 해가 될 것이라는 기상예보 속에 미 동북부 지역의 예년 평균 기온을 웃도는 따뜻한 날씨에다가 석유 공급이 적정 수준보다 많아 유가가 하락했다”고 말했다.
미국 민간 기상예보 업체인 웨더 데러버티브스는 이번주 미 북동부 지역의 난방유 수요가 평균 수준보다 24% 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적 컨설팅 회사인 페트롤로지스틱스는 “이라크를 포함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의 12월 생산량 감산합의에도 불구하고 석유 생산량이 하루 20만배럴이 늘어났다”고 밝혀 유가 약세를 이끌었다. OPEC은 지난해 11월부터 하루 120만배럴을 감산키로 한데 이어 유가 안정을 위해 다음달 1일부터 하루 50만배럴 추가 감산키로 합의한 바 있다.
유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자 압둘라 빈 하마드 알아티야 카타르 석유장관은 “지난달 OPEC 회의에서 합의한 하루 50만배럴 감산을 3주 앞당겨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유가 내림세를 막지는 못했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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