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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 이래도 다이아몬드가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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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 이래도 다이아몬드가 좋아?

입력
2007.01.11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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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형과도 같은 내전과 도살의 분위기가 공기를 짓누르는 1999년 시에라리온. 천혜의 자원이자 보석의 왕이어야 할 다이아몬드는 이곳에서 사람을 학살하는 흉기에 불과하다. 반군은 다이아몬드를 밀매해 무기를 사고 소년병을 무장시킨다. 서방의 대기업은 싼 값에 매입한 피 묻은 다이아몬드로 시장을 지배하고 검은 배를 채운다.

아비규환의 땅에서 아들을 반군에 빼앗긴 솔로몬(디몬 하운수)은 100캐럿 짜리의 일명 핑크 다이아몬드를 발견한다. 한 몫 단단히 챙겨 저주 받은 땅을 벗어나려는 다이아몬드 밀매업자 대니(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이 사실을 알고 솔로몬에게 접근하고, 특종을 좇아 뉴욕서 날아온 여기자 매디(제니퍼 코넬리)가 둘 사이에 끼어 든다.

<블러드 다이아몬드> 는 도발적이다. 스타배우가 출연한 제작비 1억 달러(약 1,000억원)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지만 <인디애나 존스> 식의 전형적인 보물찾기 모험담에 매달리지 않는다. 대신 아름다움의 상징인 다이아몬드가 추하기 그지없는 유통 과정을 거쳐 서방 미녀들의 몸을 꾸미게 되는 진실을 까발리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등장인물들은 종종 말한다. “TIA(This Is Africaㆍ여기는 아프리카)”라고. 다른 지역에서는 용납될 수 없는 협잡과 음모와 살인이 아프리카에서는 당연스런 일로 받아들여진다는 의미다. 피 묻은 다이아몬드와 함께 끝이 보이지 않는 아프리카의 비극이 함축된 말이다. <블러드 다이아몬드> 는 ‘TIA’란 체념 섞인 말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아프리카인들의 노력뿐 아니라 서구인의 관심도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이기적인 인물 대니가 갑작스레 따스한 면모를 드러내거나 매디와 느닷없이 핑크 빛 관계를 만드는 등 후반부로 갈수록 극적 설득력이 떨어지는 점이 아쉽다. <가을의 전설> <라스트 사무라이> 의 에드워드 즈윅 감독. 11일 개봉, 18세.

라제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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