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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제대로 알고 씁시다] 약물 알레르기 주의해야할 부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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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제대로 알고 씁시다] 약물 알레르기 주의해야할 부작용

입력
2007.01.11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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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감기약을 복용한 후 갑자기 전신에 물집이 생기고 간 기능까지 손상되는 아주 위험한 상황에 빠졌던 환자가 입원치료 3주만에 겨우 증상이 좋아져 퇴원한 일이 있었다. 20살의 학생인 이 환자는 눈도 잘 안보이고 입안의 점막까지 벗겨지는 고통을 호소했고 부모들은 자식의 이러한 상태를 보다 못해 눈물과 걱정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을 정도였다.

다행히 환자는 호전되었지만 증상의 원인에 대해 환자의 가족과 면담할 때는 너무나 곤혹스러웠다. 이런 경우 대부분 약물이 원인이지만 바이러스와 같은 균도 문제가 될 수 있고 또한 약물과민반응은 예측 불가능한 환자 자신의 면역학적 문제이기 때문에 약 처방을 했던 의사에게 책임을 묻기 힘들다고 전하자 환자의 아버지는 “이 억울함을 어디서 보상 받겠냐”고 매우 흥분했기 때문이다.

큰 병도 아닌 감기로 약을 먹었는데 이 지경이 되었으니 환자의 가족 입장에서는 항변의 이유가 충분하다는 것을 이해 못할 일이 아니다. 하지만 같은 약을 투여해서 대부분의 환자에게 문제가 없고 고열, 몸살 등의 증상완화에 꼭 필요한 약이며 미리 이런 약물에 과민반응이 있는 지 알아 낼 방법도 딱히 없는 경우 약을 처방한 의사도 어찌할 수 없는 일인 것이 사실이다. 즉 약물과민반응도 예측이 힘든 하나의 질병인 것이다.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약물을 투여하게 되는데 기대하지 않은 혹은 원치 않는 반응이 나타나면 이를 부작용이라고 부른다. 부작용이 생기고 이로 인해 또 다른 병을 얻는다면 약물을 처방한 의사나 환자에게 모두 황당(?)한 일이며 의사와 환자간에 얼굴 붉히는 일들이 생기게 된다.

약물의 부작용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부작용과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부작용으로 나눌 수 있다. 예를 들어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면 졸린 증상이 생길 수 있고, 소염진통제를 먹으면 속이 쓰린 위장장애가 오는 것들은 예측 가능한 부작용들이다. 약물투여의 치료 효과로 얻는 이득이 크다고 판단되면 부작용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면서 투약하기 마련이다.

문제는 예측 불가능한 부작용이다. 이는 약물을 투여 했을 때 어느 특정한 사람에게 생기는 증상으로 대부분 면역학적인 문제이며 약물의 과민반응, 약물의 특이 반응, 약물알레르기가 이에 속한다. 이중 항생제에 대한 알레르기반응의 경우 일부는 피부반응시험으로 약물알레르기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 할 수 있다.

하지만 가장 흔하고 문제가 되고 있는 소염진통제의 과민반응은 피부반응시험으로 예측할 수 없고 투여 해보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어 더욱 문제가 된다. 이 소염진통제는 감기, 몸살, 두통, 관절염 등에 가장 흔하게 처방되는 약물이다. 과민반응은 두드러기, 혈관부종, 천식악화, 쇼크 등은 물론 전신 작용과 피부에 문제가 생기는 ‘스티븐슨 증후군’ 같은 작용에까지 이를 정도로 광범위하다. 또한 이런 반응은 전에는 문제없다가 갑자기 나타나기도 하고 한번 나타나면 동일계통의 약제를 투여할 때 더 심한 반응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소염진통제를 예로 들었지만 모든 약이 이러한 과민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약물알레르기를 최소화 할 방법은 꼭 필요한 약물만 투약하고 약물과민반응 경험여부를 미리 확인하고 전문가의 도움으로 약물 카드를 꼭 소지해 처방 받을 때 의료진에게 이를 알려주어야 한다. 의사들도 이러한 반응에 대해 보고하는 시스템을 정비하고 정보를 교환하여 약물의 부작용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겠지만 최소화해 환자를 보호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조영주 이대목동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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