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근로자 9명 피랍/ 침대밑에 숨어있다 1명은 무사히 피신

나이지리아 바엘사주 오구지역에서 대우건설 근로자 등 한국인 9명이 피랍되기까지는 40여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무장단체괴한들이 공사현장을 들이닥친 것은 새벽4시50분(한국시간낮12시50분).

50여명으로 추정되는 무장괴한들은 3척의 스피드보트를 나눠 타고 강가에 있는 대우건설 근로자숙소에 난입했다. 나이지리아 현지인 경비원들이 총격을 가하며 들이닥치는 괴한들을 상대로 총격전을 벌였으나 경비인원이나 무기가 열세해 역부족이었다.

깊은 잠에 빠져 있던 근로자 10명은 총소리에 놀라 홍종택 차장방으로 긴급히 대피했다. 하지만 사전에 근로자들의 움직임을 파악한 무장괴한들은 5시10분께 홍 차장 방으로 들이닥쳐 숨어있던 9명을 끌고 나갔다. 이순간 용하게도 침대 아래 숨었던 박현덕 대리는 괴한들의 습격을 모면하고 안전한 곳으로 피신할 수 있었다.

무장괴한들은 근로자 9명과 함께 건물에 남아있던 나이지리아 현지인 가정부 1명을 추가로 납치해 오전 5시30분께 숙소를 빠져 나갔다. 괴한들이 총을 쏘고 다이너마이트를 터뜨리며 숙소로 난입하는 과정에서 사무실 문과 창문, 미니버스 유리창 등 상당한 시설도 파손됐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