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이라크에 미군 2만명을 증파하는 방안을 골자로 한 새 이라크 정책을 10일 발표키로 한 가운데 부시 대통령과 민주당측이 ‘관철’과 ‘저지’를 위해 총력을 다할 태세여서 격돌이 예상된다.
부시 대통령은 10일 오후 9시 TV가 중계하는 대 국민 연설을 통해 '재임 중 가장 중요한 연설’이라는 새 이라크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백악관 측근들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은 미군 증파는 치안유지를 위한 이라크 군의 자발성을 높여 종파분쟁을 진압하고 결국 정치적 해결과정을 복원할 것으로 믿고 있다. 또 국민도 이를 지지해줄 것이라는 게 부시 대통령의 판단이라고 한다. 백악관측은 연설 효과를 높이기 위해 시아파인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가 그 동안의 소극적 태도에서 탈피, 무크타다 알 사드르가 이끄는 시아파 최대 민병조직 마흐디를 무력화하기로 합의했음을 넌지시 흘리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새 이라크 정책 발표 다음날인 11일 조지아주 포트베닝 기지를 방문, 미군과 함께 하는 모습을 연출한다. 콘돌리사 라이스 국무장관,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을 비롯한 행정부 고위 관리들을 총동원, 공세적으로 의회를 설득한다는 계획도 짜여져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에 앞서 8일 공화당 상원의원 30명을 백악관으로 초청, 2만명 증파 계획을 설명하면서 집안 단속에 나섰다.
민주당은 이에 맞서 미군 증파 예산의 원천봉쇄를 시사하는 등 저지를 위한 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최저임금 인상 등 민생관련 법안처리를 강행하려던 ‘개원 초 100시간’계획을 변경, 새 이라크 정책 검증을 위한 조기 청문회 개최에 주력키로 했다. 민주당은 이를 위해 상원은 이라크 정책발표 당일인 10일과 11일, 하원은 11일 각각 외교위원회 청문회를 열기로 했다.
‘예산 옥죄기’와 관련,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8일 “부시 대통령이 추가 요청할 것으로 예상되는 1,000억달러의 이라크 전비에 대해 면밀한 검토가 이뤄질 것”이라며 민주당이 장악한 의회의 예산 및 정책감독 권한을 총동원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전날 “부시 대통령은 더 이상 백지수표를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부시 새 이라크정책 핵심 내용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새로운 전진'이라는 명칭의 새 이라크 정책을 10일 발표할 예정이다. 다음은 주요내용.
미군 증파
단기간 내 치안 확보를 위해 이라크에 미군 2만명을 증파한다. 증파된 병력은 특히 종파간 폭력사태가 극심한 바그다드 지역에 집중 투입한다. 민주당측은 4~6개월내 미군의 점진적 철수 개시를 주장하며 증파에 강력 반대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 등 경제 지원
최소 10억 달러를 투입, 이라크인들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초점을 맞춘다. 과거 미국의 '뉴딜 정책'과 유사한 이 정책을 위해 이라크내 '지방 재건팀'들을 확대 강화한다. 10억 달러의 재원은 치안이 확보된 지역에서 학교 단장, 거리 청소 등의 사업과 여타 재건 프로젝트에 투입된다.
정국안정을 의한 이라크 정부의 행동기준 제시
이라크 통합을 촉진시킬 수 있는 일련의 정책'벤치마크'를 제시한다. 소수인 수니파가 정치적 활동에 더 많이 참여할 수 있게 할 것을 시아파인 누리 알 말리키 총리에게 요청한다. 이라크 지방선거 일정을 확정, 정치과정에 참여를 거부했던 수니파들에게 자치권을 부여한다. 석유 수입을 인구 기준으로 주요 지역에 배분할 수 있도록 국가석유법을 확정한다.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을 추종했던 바트당 소속 인사들의 활동 제한을 완화한다.
새 중동외교
중단된 이스라엘_팔레스타인간 평화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새로운 제안을 준비한다. 이를 위해 온건 아랍국 및 유럽 국가들의 강력한 압력이 뒤따르도록 한다. 이 같은 접근은 이 지역 정책에 대한 미국의 손상된 입지를 회복시켜 줄 것이다. 그러나 초당적인 이라크연구그룹(ISG)이 권고한 시리아 및 이란과의 직접 대화 방안은 거부한다.
이라크 정책 관련 인적 교체
국방장관 교체에 이어 이라크 미군 증파에 우호적 환경 조성을 위해 이라크 주둔 미군 사령관에 데이비드 페트로스 중장이 임명됐다. 존 애비자이드 장군이 맡고 있는 미 중부군 사령관은 윌리엄 팔론 제독으로 교체될 것이다. 존 네그로폰테 국가정보국장이 국무부 부장관으로 자리를 옮겼고 그 빈 자리는 마이클 매코넬 퇴역해군제독이 메웠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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