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하기 보다 효율적으로 일하자.’ 정부부처 내에서 노동강도가 높기로 유명한 재정경제부의 장ㆍ차관이 직원들에게 근무 패러다임의 전환을 잇달아 당부하고 나섰다.
박병원 재경부 1차관은 9일 직원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작년 말 정책조정국의 한 사무관이 과로로 쓰러진 것과 관련, “우리의 일하는 방식이 아직도 생산성이 낮고 소모적인데 이유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반성을 했다”면서 “가능하면 일찍 퇴근해서 체력을 비축한 뒤 일이 주어질 때 활기차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미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불필요하게 남아있는 직원들을 적극적으로 퇴근 시키고 가정의 날인 매주 수요일은 담당국장의 결재를 받은 경우에만 초과근무를 할 수 있도록 해 일찍 퇴근하는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 차관은 또 “휴가사용 실적을 분기별로 점검해 적극적으로 휴가를 가도록 촉구ㆍ관리해 나가겠다”며 “일을 열심히 한 부서보다 휴일 근무와 시간외 근무가 적으면서 효율적으로 일을 잘하는 부서에게 좋은 평가를 내리겠다”고 당부했다.
박 차관에 앞서 권오규 경제부총리도 작년 말 직원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서라도 재충전과 여유를 가지는 것에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야근과 휴일근무가 일상화되다시피 한 재경부가 ‘정시퇴근=미덕’의 근무여건을 강조하게 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재경부 한 관계자는 “사회가 합리적으로 바뀌고 있는 이상 정부 부처도 고리타분한 근무방식에서 벗어나야 하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