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핵 잠수함과 일본의 원유수송선이 8일 아라비아해에서 충돌했다고 미국과 일본 정부가 밝혔다. 그러나 충돌로 인한 인명피해나 방사능 및 기름 유출은 발생하지 않았다.
양국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국 핵잠수함 ‘뉴포트 뉴스’호가 이날 밤 페르시아만 호르무즈 해협에서 29만톤급의 일본 원유수송선 ‘모가미가와’호의 선미 부분을 들이 받았다. 이 충돌로 모가미가와호의 선미 일부분이 파손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사고 후 곧바로 미 해군과 주일 미 대사관으로부터 관련 소식을 전달 받았다”며 “원유수송선은 운행 가능한 상태로 현재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바레인에 본부를 둔 미 5함대 사령관 케빈 안달 제독도 사고 사실을 확인하면서 “자세한 상황이 밝혀지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사고 당시 일본 수송선에는 일본인 선원 8명과 필리핀 선원 16명 등 24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이 수송선은 일본의 ‘가와사키 기선’ 회사 소속으로 페르시아만에서 싱가포르로 운항 중이었다. 뉴포트 뉴스호는 1986년 진수돼 미 코네티컷주 그로턴을 모항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해군 127명이 타고 있었다.
폭이 54㎞에 불과한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공급량의 40%가 통과하는 곳으로 이번 사건 전에도 미 해군 함정들이 여러 차례 민간 선박과의 충돌사고를 일으켰다. 2005년 9월에는 미국 핵잠수함 필라델피아호가 터키 화물선과 부딪쳤고, 2004년 7월엔 미 항모 존 F 케네디호가 아랍 범선과 충돌해 범선의 탑승자들이 전원 사망했다.
이에 앞서 미국 핵잠수함이 2005년 9월 하와이에서 일본 어선과 부딪쳐 일본인 9명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지만, 미군 함장이 사과하지 않아 일본인들의 분노를 촉발하기도 했다.
권혁범 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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