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분유회사들이 산부인과 병원들에 저리로 거액을 빌려주고 신생아들에게 자사의 제품만을 먹이도록 해온 혐의가 드러나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하고 있다. 신생아 때 먹던 분유를 바꿀 경우 아기가 토하는 증상이 발생할 수 있어 처음 먹은 분유제품을 지속적으로 먹게 되는 현상을 이용해 분유회사들이 자사제품 판매를 확대하려 한 것으로 공정위는 보고 있다.
공정위는 9일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이 상당수 산부인과 병원들에게 금융사의 대출 조건보다 저리로 상환시기도 따로 정하지 않고 수 억원에서 수십 억원씩을 빌려주고, 대신 자사의 제품만을 취급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산부인과 병원은 신생아가 산모와 퇴원할 때 병원에서 먹여온 분유제품을 알려주고, 이후 아기는 지속적으로 같은 제품을 먹게 되는 경우가 많다.
공정위 관계자는 “업체들이 얼마나 많은 병원과 이 같은 거래를 했는지 파악하고 있다”라며 “분유회사가 병원에 돈을 빌려준 것과 분유의 독점판매가 연관성이 있는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분유회사들이 산부인과 병원에 분유 독점판매를 조건으로 돈을 빌려준 사실이 확인되면 부당한 방법으로 다른 업체들의 경쟁을 방해한 행위로 판단해 제재할 방침이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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