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지상파TV 3사의 드라마 대전(大戰)이 치열하다. 1월에 새로 방송되는 작품만 10개. 3사는 이후에도 스타 캐스팅이나 독특한 소재를 앞세운 드라마들을 대기시켜놓고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MBC의 행보가 단연 눈에 띈다.
MBC는 개별 작품들이 화제를 모으는데 그치지 않고, 시간대별로 타깃층을 차별화한 입체적 편성 전략과 스타 캐스팅, 과감한 투자 등 3박자를 고루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모든 연령과 장르, 시간대를 석권해 원조 ‘드라마왕국’의 옛 명성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1일부터 방송된 <나쁜여자 착한여자> 는 일일드라마로는 드물게 불륜을 전면에 내세워 타깃을 ‘가족’보다는 ‘중년’ 시청자에게 맞췄고, 한국이 입헌군주국이라는 만화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궁s> 는 주로 방학을 맞은 10대를 겨냥했다. 궁s> 나쁜여자>
멜로를 배제하고 대학병원 내 권력 암투를 다룬 <하얀 거탑> 은 성인 남성들까지 아우른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일일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과 <주몽> 에 이어 방송될 고구려 사극 <태왕사신기> 까지 더하면 MBC는 모든 장르와 연령대를 한꺼번에 노리는 편성을 하는 셈이다. 태왕사신기> 주몽> 거침없이> 하얀>
정운현 MBC 드라마 국장은 “올해 드라마 편성의 목표는 시청자의 연령층을 세분화해 그에 맞춘 드라마를 제작하는 것”이라며 “미니시리즈는 대중성과 작품성을 함께 갖춘 ‘웰 메이드’로 가고, 아침이나 저녁 일일드라마는 다소 논란이 있더라도 중년 시청자들을 겨냥해 불륜 코드 등으로 끌고 간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MBC는 또 과감한 투자와 스타 캐스팅으로 기획 단계부터 화제를 만들어 타 방송사와 차별화 한다는 전략이다. 주말극 <누나> 의 후속작인 <문희> 에서는 강수연이 SBS <여인천하> 이후 5년 만에 등장한다. <태왕사신기> 에는 한류스타 배용준을 비롯해 문소리 정진영 등 영화계 스타들이 출연하고, 고현정도 <여우야 뭐하니> 에 이어 <히트> 로 다시 MBC 시청자들을 만난다. 톱 스타 한 명 잡기도 힘든 요즘, 대단한 성과다. 히트> 여우야> 태왕사신기> 여인천하> 문희> 누나>
스타 캐스팅과 파격적인 편성 뒤에는 <네 멋대로 해라> <다모> 등으로 ‘폐인문화’를 주도해온 MBC 특유의 ‘웰 메이드 드라마’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 있다. MBC는 특히 영화에 버금가는 영상미를 강조한다. 다모> 네>
<궁s> 의 전작이라 할 수 있는 <궁> 은 40억원이 들어간 세트로 판타지적 설정에 현실감을 부여했고, <하얀거탑> 은 방영 초기부터 영화와 같은 감각적인 편집과 고급스런 영상으로 화제가 됐다. 입체적 편성 전략과 스타 캐스팅으로 방영 전부터 시선을 끌고, 화려한 영상미로 눈 높은 시청자들을 붙잡겠다는 것이다. 하얀거탑> 궁> 궁s>
그러나 <주몽> 의 예에서 보듯 시청률과 작품성, 화제성을 함께 얻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정운현 국장은 “무엇보다 대중적인 경쟁력이 우선이지만 가능하면 작품성과 대중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드라마를 계속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주몽> 과 <환상의 커플> 등을 통해 긴 불황의 늪에서 빠져나온 MBC가 과연 이 쉽지 않은 도전에 성공해 과거의 영화를 되찾을 수 있을까. 환상의> 주몽> 주몽>
강명석 객원 기자 lennone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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