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주씨 로비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2001년 당시 골드상호신용금고가 부실이 아니었다고 밝힘에 따라 금고의 부실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매각 추진 당시 골드상호신용금고의 재무상태는 그다지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골드상호신용금고(옛 동양상호신용금고)는 1999년 5월 골드뱅크커뮤니케이션즈에 인수된 이후 99년 7월부터 2000년 6월까지 1년간 매출 335억원에 당기순이익 50억3,200만원을 기록했다. 이어 2000년 7월부터 2000년 말까지 228억원의 매출액에 3억3,800만원의 순이익을 냈다.
김흥주(구속)씨가 인수를 시도하기 직전인 2000년 한해 동안 약 20억원의 흑자를 낸 것이다. 2000년 12월 말 기준으로 골드상호신용금고는 자본잠식 상태도 아니었으며 자본건전성을 나타내는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33.83%로 양호했다.
이에 따라 골드상호신용금고는 당시 금융감독당국으로부터 부실 우려에 따른 별다른 시정조치를 받지 않았다. 금융감독당국은 부실 우려가 있는 금융기관에 대해 정도에 따라 경영개선권고, 경영개선요구, 경영개선명령 등 단계별로 적기시정조치를 내린다. 저축은행 관계자도 “그 당시 경영권과 노조 문제 등으로 시끄럽긴 했지만 재무건전성에는 큰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당시 골드상호신용금고의 매각을 추진하던 대주주 골드뱅크의 입장에서도 부실을 추정할 만한 내용을 발견할 순 없었다. 골드뱅크측은 “홈쇼핑사업에 전념하기 위해 자회사를 최대한 정리한다는 방침 아래 골드상호신용금고 지분 처분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었다. 골드뱅크는 실제로 골드상호신용금고 외에도 벤처개발투자(창투사) 엔데버(자산운용사) 보험합리주의(온라인보험사) 등 금융부문 자회사 3개사를 매각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적기시정조치가 내려지지는 않았지만 연체율 등에서 부실 징후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만 밝히고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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