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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OFF] 요즘 히트곡은 영화나 CF에서 나온다?

입력
2007.01.09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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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히트곡은 가수가 아닌 배우가 부른다. 영화 <미녀는 괴로워> 에서 김아중이 부른 ‘마리아’는 각종 차트 정상을 차지하며 노래로만 수억원의 수입을 올렸고, 뮤직비디오와 노래가 동시에 표절설에 휘말린 ‘앤 디자인’은 문근영이 출연하는 CF를 위해 제작된 것이다. 표절설은 창작자에게 좋은 일은 아니지만 그렇게라도 노래가 관심을 모은 것은 문근영이라는 스타와 막강한 홍보력을 가진 CF의 힘에서 비롯된 바 크다.

또 이효리는 자신이 직접 발표한 노래 ‘Get ya’보다 CF 삽입곡이자 에릭, 권상우, 이준기 등 톱스타들이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애니모션’, ‘애니클럽’, ‘애니스타’ 등의 곡들로 더 큰 인기를 얻었다.

이는 요즘 가요가 소비되는 과정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과거에는 가수들이 음악 및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해 노래를 홍보했다. 그러나 음악 외에도 즐길 것들이 얼마든지 있고, 대부분의 노래들이 mp3 플레이어 안의 수많은 음악 파일 중 하나로 스쳐 지나가는 최근에는 이런 홍보가 인기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다.

대신 톱스타가 부르고, 스토리가 있으며, CF와 영화 등을 통해 막강한 홍보력을 가지는 노래들은 대중에게 훨씬 쉽게 다가간다. 노래가 귀로 듣는 음악이 아니라 스타와 영상이 결합된 이벤트의 한 요소로 소비되는 것이다.

독특한 가사와 의상을 내세웠던 아유미의 ‘큐티허니’가 싸이, MC몽 등 다른 가수의 콘서트에서 패러디 되면서 화제를 모으고, 코믹한 가사에 독특한 캐릭터의 현영이 부른 ‘누나의 꿈’이 한 설문조사에서 지난해 최고 인기 뮤직비디오로 선정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이제 대중에게 노래를 알리기 위해서는 음악 이전에 관심을 끌어낼 흥밋거리가 있어야 하는 셈이다. 물론 신선한 아이디어로 가요계의 불황을 극복하려는 이런 시도들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음악이 이벤트로 받아들여질수록 톱스타가 아닌 가수, 독특한 춤과 의상으로 사람을 웃길 수도 없는 ‘음악만 하는’ 가수들은 노래를 알리기조차 힘들어진다. 씁쓸하다.

강명석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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