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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철강 무역 전쟁… 이구택 회장 vs 이수일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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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철강 무역 전쟁… 이구택 회장 vs 이수일 사장

입력
2007.01.09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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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철강의 공세로 올해 시황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한국철강협회의 신년 인사회가 열린 8일 저녁 서울 르네상스호텔의 연회장. 새해를 맞아 덕담을 나눠야 할 자리이지만 협회장인 이구택 포스코 회장의 얼굴은 시종일관 굳어 있었다.

이 회장은 인사말에서 "중국이 지난해 4,000만톤의 강재를 수출해 국제 철강시장에서 '태풍의 눈'이 되면서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철강재의 무역 규제를 검토 중"이라며 "이 경우 1,000만톤 이상의 중국산 제품이 대체시장을 찾아 우리나라 등 아시아로 밀려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미 중국 철강 수출량의 22%가 우리나라로 유입되고 있다는 사실도 상기했다.

인사말을 마치고 연단을 내려온 이 회장은 김종갑 산업자원부 차관의 축사와 이희범 한국무역협회장의 건배 제의가 이어지는 동안에도 지긋이 두 눈을 감은 채 상념에 잠겨 있었다.

이 회장은 기자들에게 "자원과 에너지 소비가 많은 철강을 수출지향 산업으로 키울 생각이 없다는 중국 정부의 의지는 강해 보인다"며 "그러나 수요는 완만히 늘어나는 반면 공급은 계단식으로 수직 상승해 주기적인 공급 과잉이 생길 수 있고, 올해가 그런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현장에선 이미 중국산 철강의 공습이 시작됐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중국산 철강재 수입은 940만톤으로, 2005년 같은 기간(627만톤)에 비해 50% 늘었다. 올해는 처음 1,000만톤을 넘어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우리나라 철강재의 중국 수출은 15.4%나 감소했다.

이 회장은 "세계 철강산업의 통합화는 물론, 인도와 같은 후발 주자들마저 글로벌 통합화에 발 벗고 나서는 최근의 흐름은 분명 우리에게 위협이 아닐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날 신년 인사회에서는 낙관론도 있었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은 "중국산 철강에 대한 걱정이 많지만 기술력을 앞세워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승부하면 돌파구는 있다"며 "가격 이외에도 환율이나 중국내의 구조조정 과정 등도 함께 살펴 복합적으로 판단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수일 동부제강 사장도 "기술력은 금방 따라올 수 없는 만큼 기술력을 더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최근 세계 철강업체들의 인수ㆍ합병(M&A) 등에 대해서도 "바다에는 고래만 사는 게 아니다"며 "작은 업체들도 큰 업체들과 서로 협력하며 살 수 있는 길이 얼마든지 있다"고 밝혔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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