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디지털기술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CES 2007'이 개막된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건물 밖 한 전시장에 이른 아침부터 많은 관람객들이 줄을 서 있다. 'Connected Life.Home'이라는 시연을 보기 위해서 모인 사람들이다.
한 시간을 기다려 평범한 가정집으로 꾸며놓은 전시장 안으로 들어가니, 주부 제니가 주방에서 반갑게 관람객들을 맞는다. 제니가 달려간 곳은 싱크대 위에 놓여있는 TV 모니터. 터치 스크린의 버튼을 누르니 불이 켜지는 동시에 커튼이 걷히고, 제니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가 인터넷에서 흘러나온다.
안방에선 아들 톰이 TV로 마이크로소프트(MS)의 X박스360 게임을 즐기고 있다. 게임을 하던 리모컨으로 DVD 영화를 보고, 또 TV방송을 보기도 한다. TV, 게임기, DVD플레이어 등이 모두 무선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 이 TV들은 지금처럼 방송만 보는 것이 아니라 집안의 다른 가전과 서로 연결돼 이 모두를 통제하는 일종의 '홈서버'의 역할을 수행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 HP, LG전자 등 유수 글로벌 업체들이 함께 준비한 이 시연은 가정에서 TV를 중심으로 모든 가전들이 연결된 편리한 삶을 잘 보여준다. TV를 통해 방송 뿐 아니라 음악 사진 비디오 실내조명 실내온도 보안까지 모든 사항을 조절할 수 있다.
이처럼 "연결되지 못하는 가전은 살아 남지 못한다"는 것이 이번 CES의 가장 큰 메시지다. 빌 게이츠 MS회장이 지난 7일 기조연설을 통해 "PC에서 TV에 이르기까지 모든 디지털 디바이스는 연결과 통합의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올해 CES에는 이처럼 '연결'을 위한 제품 및 시스템들이 다수 출시됐다. 소니가 선보인 '로케이션 프리'는 TV와 접속해 놓기만 하면 사용자가 외부에 있더라도, 휴대용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포터블(PSP)이나 노트북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TV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파나소닉에서도 가정 내 노트북이나 TV, DVD플레이어 등을 무선으로 연결해 한 기기의 데이터를 다른 기기에서도 볼 수 있는 무선 데이터 전송기기를 선보였다.
도시바 역시 X박스360을 통해 무선으로 노트북에 저장된 멀티미디어 파일을 TV에서 직접 감상할 수 있는 시스템을 내놓았으며, 삼성전자는 선이 없어도 연결돼 방송을 볼 수 있는 50인치 PDP TV를 전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모든 가전들이 연결된 가정의 중심인 TV를 차지하기 위해 앞으로 MS 등의 IT업체와 기존 가전업계와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 문준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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