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같은 날 동시에 신장을 기증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전북 전주시에 사는 박진근(53) 강기나(48)씨 부부(사진)는 10일 서울 아산병원에서 나란히 신장 이식 수술을 받는다. “오랫동안 생각해오던 일을 실천하게 되어 기쁘지만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했는데 주위에 알려져 쑥스럽습니다.”
박씨 부부는 1992년 신문에서 장기 기증에 관한 기사를 읽고 그해 5월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를 통해 사후 각막과 시신 기증을 하기로 약속했다. 생업에 쫓겨 차일피일 미뤄왔던 부부는 지난해 4월 교회에서 열린 장기기증 순회예배에 참석했다가 생존시 신장 기증을 결심했다. “특별히 날짜를 맞출 생각은 없었어요. 그런데 막상 함께 수술을 하게 되니까 더 든든하네요.”
의료기기 판매점을 운영하는 박씨는 올해 한일장신대 사회복지학과 2학년이 된다. 부부 중 한 명은 가게를 맡아 생업을 이어나가야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생명을 나눠준다는 생각에 오히려 마음은 홀가분하다. 이 부부의 신장 기증으로 고모(26) 박모(52)씨가 새 생명을 얻게 된 것은 물론, 신장 수혜자인 박씨의 아내도 이를 계기로 김모(45)씨에게 신장을 기증, 모두 3명이 새로운 삶을 살게 됐다.
전주=최수학 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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