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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대통령 "동해를 평화의 바다로" 발언 파장/ 동해 vs 일본해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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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대통령 "동해를 평화의 바다로" 발언 파장/ 동해 vs 일본해 논쟁

입력
2007.01.08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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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동쪽에 자리한 바다는 유사 이래 ‘동해’였다. 하지만 식민지 시기 일제가 국제사회에 동해 대신 ‘일본해’로 분위기를 몰아갔고, 1990년대 들어와서야 국내 민간 학자와 단체 등의 문제 제기에 의해 ‘동해 제 이름 찾기’가 시작됐다.

19세기 이전만 해도 일본해가 아닌 동해였다는 사실은 각종 고(古)지도에 의해 입증된다. 국정홍보처가 2001년부터 3년간 미 의회도서관, 영국 프랑스 국립도서관 등이 소장한 16~18세기 제작 고지도 594점을 조사한 결과 전체의 71%인 420점이 동해(East Sea), 한국해(Sea of Korea), 한국만(Gulf of Korea) 등으로 표기하고 있었다. 일본해 표기는 70점(12%)에 불과했다.

동해가 일본해로 뒤바뀐 것은 1929년. 바다와 해저지형 등의 명칭을 결정하는 IHO가 세계해도 초판을 발행하면서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했기 때문이다. 당시 식민지 상태였던 한국은 아무런 영향력도 발휘할 수 없었다. 이후 70년 이상 일본의 방해로 동해는 계속해서 ‘일본해’로 남아 있는 상태다.

동해 표기 노력은 정부 보다는 일부 지식인과 시민단체 등 민간 쪽에서 주도했다. 대학생 중심 단체인 ‘반크’가 각종 해외 인터넷사이트와 지도업체에 동해 표기 정당성을 홍보하는 글을 띄워 일부 개정 효과를 봤다. 이기석 서울대 명예교수, 김신 경희대 교수 등 동해에 관심을 가진 학자들의 노력 덕분에 동해 표기의 역사적, 법리적 당위성을 입증하는 각종 지도와 문서 등도 확보됐다.

일본해 대신 동해가 될 수 있었던 절호의 기회는 2002년이었다. 당시 IHO는 일본해가 삭제된 세계해도 초안도 마련했다. 그러나 일본의 방해로 결국 최종 채택이 무산돼 아쉬움을 남겼다. 정부는 91년 유엔에 ‘동해’ 표기 필요성을 밝힌 게 가장 공식적이다. 그러나 일본은 반발했고, 특히 독도 문제와 얽히면서 한일간 외교적 난제가 된 상태다.

30년 넘게 동해 관련 연구를 해온 김신 교수는 “오는 5월 IHO 총회가 다시 열리는 만큼 정부와 학계가 함께 힘을 모아 논리적 근거를 마련하고 동해 표기가 관철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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