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상장최종안 제출/ 상장 1호 생보사… 교보? 동부?

생명보험사 상장자문위원회가 7일 생보사 상장 최종안을 증권선물거래소에 제출함으로써 생보사 상장 문제가 18년만에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최종안이 금융감독위원회의 승인이 받을 경우 이르면 올 7~8월에 첫 상장기업이 나올 전망이다. 현재 상장요건을 충족한 생보사 중 교보생명과 동부생명이 가장 적극적인 상장 의지를 갖고 있어 ‘상장 1호 생보사’로 거론되고 있다. 다른 보험사들도 상장 준비가 갖춰지는 대로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어서 ‘생보사 상장시대’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이 이번 최종안이 “보험계약자의 입장이 빠진 편파적 결론”이라며 법정 소송 등을 추진키로 해 진통이 예상된다.

생보사 상장자문위가 이날 밝힌 최종안은 지난해 7월 공청회에서 제시한 시안과 대동소이하다. 결론은 보험계약자들이 생보사의 주주 권리가 없기 때문에 상장 차익을 배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동안 시민단체들은 생보사가 법률상 주식회사이긴 하지만, 유배당 상품을 판매하며 배당 재원으로 결손을 보전한 점 등으로 상호회사의 성격을 띄고 있어 보험계약자도 상장 차익을 배분받아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상장자문위는 그러나 생보사가 실제 운영상으로도 주식회사이며 보험계약자는 주주가 아닌 채권자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유배당보험 판매는 보험사 설립 형태와 관련이 없고 계약자가 과거 생보사 경영위기시 보험금 삭감 등 주주로서의 책임을 부담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자문위는 상장사가 그동안 불충분한 배당을 실시했다는 근거도 없다고 덧붙였다. 자문위는 다만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이 1990년 상장을 전제로 실시한 자산재평가 결과, 내부 유보한 878억원과 662억원에 대해 ‘계약자 몫의 부채’라는 결론을 내려 배당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이자나 투자수지 미분배액의 지급을 강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를 바탕으로 증권선물거래소가 조만간 유가증권 상장규정을 개정하고 금융감독위원회가 승인할 것으로 보여, 이르면 7~8월께 첫 생보사 상장기업이 탄생할 전망이다. 현재 상장요건을 충족하고 있거나 3월 결산 때 충족할 수 있는 생보사는 삼성 교보 흥국 동부 신한이다. 이중 교보와 동부가 상장에 가장 적극적이다.

삼성생명은 상장시 그룹 지배구조에 변화가 올 수 있어서 상장 일정이 불명하지만 내년 이후에 상장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동양생명, 미래에셋생명 등 중소형 업체들은 내년께 상장 요건을 충족할 것으로 예상돼 2008~2009년에 상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생보사들이 상장하게 되면 생보 산업의 발전 뿐 아니라, 생보사 주식의 공급으로 주식시장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이 자문위의 상장안에 대해 “보험계약자의 입장이 빠졌고 생명보험이론을 무시한 편파적 결론”이라며 “생보사들이 ‘생보 자산은 계약자의 것’ 등으로 국민을 속일 수 없도록 전 계약자가 궐기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어 최종 상장까지는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