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연초부터 조정을 받고 있다. 주가 조정이 일어나고 있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번째 이유는 기술적 부담이다. 연초 코스피는 장기저항선에 대한 부담감을 안고 출발했으며, 현재의 조정은 이 같은 부담의 해소과정으로 볼 수 있다. 둘째 이유는 수급 공백이다. 현물시장에서 외국인이 매도로 돌아선 데다, 우려해온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지며 주가 낙폭이 예상보다 커졌다. 끝으로 정책리스크를 들 수 있다.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에 따른 우려감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며 관련업종 주가의 하락을 가져왔다.
이 같은 원인들은 일정 정도 주가가 하락하고 시간이 흐르면 해결될 수 있는 것이다. 또 이를 제외한 경기 관련 펀더멘털에는 변화가 없고, 글로벌 증시의 강세 기조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현재의 주가 조정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 긴 흐름에서의 추세 훼손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단기적인 주가흐름에 대해서는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미국의 기업실적 추정치이다. 미국 기업의 4분기 실적전망은 최근 가파르게 하향 조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퍼스트 콜에 따르면 미국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기업의 4분기 주당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9%로 추정된다. 이는 13분기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 기록이 끝났다는 의미와 함께 9월초 제시됐던 14.3%에서 크게 낮아진 수치다. 물론 이는 2005년 4분기 실적이 좋았던 데 따른 반사적 결과이기는 하다.
하지만 다음 주 미국의 프리어닝 시즌 돌입과 함께 미국 기업실적 증가세 둔화에 대한 부정적 우려가 부각될 경우 심리적 효과가 크게 작용하는 1월 증시의 고전은 의외로 오래갈 수도 있다. 이 때문에 기술적 반등 수준 이상의 상승탄력 회복에 시간이 다소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단기 주가흐름에 대한 판단의 변곡점은 다음 주부터 발표되는 국내외 주요 기업의 실적발표가 될 것이다. 당분간은 매수 타이밍을 한 템포쯤 늦추는 것이 좋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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