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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작심 이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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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작심 이틀

입력
2007.01.07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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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이 지난 새해가 벌써 새롭지가 않다. 출근해 회의하고 일하느라 지나는 하루 하루가 어느덧 지루한 일상으로 가고 있지는 않은지 다른 사람들에게도 물어 보고 싶다.

이렇게 1월을 보내고 한 달이 가면 이내 세월은 빠르게 지나고 있을 것이고, 올해도 또 그렇게 끝나기 십상이다. 담배를 끊겠다, 새벽 운동을 시작하겠다, 일기를 쓰겠다, 다이어트에 성공하겠다, 가족을 챙기겠다, 절약하고 저축하겠다는 등의 수 많은 새해 결심들이 일주일이 지난 지금 잘들 돼 가고 있는지 궁금하다.

■결심을 행동으로 지속하는 것이 쉽지가 않은 것은 ‘작심 3일’이라는 표현이 관용어로 통하는 데서 편안한 사실로 인정된다. 아예 ‘작심 365일’이라는 응용 문구까지 등장하는 마당이니 결심 일주일 만에 위약에 대한 합리화나 꾀 부리기의 재주가 기승을 부릴 시기가 지금쯤이다.

실행과 실패의 기준이 왜 3일이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3일 만에 결딴난 결심이라면 사실 이틀까지는 제대로 갔는지도 의심스러울 만하다. 그러나 나를 ‘다른 나’로 만들기가 결심 한 번으로 가능할 리가 있겠는가.

■그렇다고 결심은 해서 무엇하나고 지레 마다할 일은 아니다. 적어도 필요한 변화가 무엇인지를 스스로 깨닫고 있음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의미는 작지 않다. ‘시작이 반’이니 자신을 아는 것만 해도 모르는 상태와는 천양지차이다. “이렇게 하겠다” “이것을 바꾸겠다”고 마음을 잡을 때 대부분 그 순간만큼은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환각에 빠지기 마련이다. 새해 이른 아침 그런 결심과 자기암시로 기대감이 충일할 때 그 상태는 행복한 느낌이다.

나에 대한 결심은 내가 나를 통제하겠다는 것이다. 자기를 통제할 수 있다는 생각은 비관과는 거리가 멀다.

■새해를 희망으로 말하는 것은 낙관에 대한 믿음에서 가능하다. 새해 대통령의 작심은 무엇이었을까. 지난 일주일 사이 여기 저기서 쏟아낸 말들을 보면 무언가 결심은 있었을 것이 분명한데, 전달되는 메시지가 잘 읽히지 않는다.

“국민의 지지와 신뢰는 기대하지 않으려 한다” “언론의 평가는 나와 상관없다”는 말들은 우울하고 비관적이다. 반면 “자긍심에 대한 불안이… 지금은 시원한 편이다” “마음이 막힌 데가 없다”고 한 말에선 다른 느낌을 주는 듯도 하다. 낙관을 보여주는 평온한 대통령을 보고 싶을 따름이다.

조재용 논설위원 jae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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