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은 역시 석유 때문에?
이라크 석유위원회 회장인 바르함 살리흐 부총리는 서방 메이저 석유기업에게 향후 30년간 막대한 이익을 보장하는 새 석유법을 수일 내에 의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영국 인디펜던트가 7일 단독 보도했다.
이 법안에 따르면 ‘생산-공유 협정(Production_sharing Areement)’에 따라 BP, 셸(영국), 엑손, 쉐브론(미국) 같은 서방 메이저 석유기업이 초기 수익의 75%까지 챙길 수 있도록 해 이들 기업에 특혜를 주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세계 석유 매장량 3위인 이라크는 1972년 석유를 국유화한 이래 처음으로 외국 석유기업이 유전 개발에 참여하는 것이다.
이 신문은 논란이 될 법안의 초안을 잡는 데 미 정부가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서방 석유기업에 엄청난 수익을 안겨줄 수 있는 이 법안은 이라크전쟁이 석유전쟁이라는 주장에 설득력을 더하는 것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석유기업 경영진과 분석가들은 “이 법안이 국제사회의 경제제재, 전쟁, 전문인력 실종으로 피폐화된 이라크 석유산업을 회생시키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서방 석유기업이 75%의 수익을 가져가는 건 초기 투입비용을 뽑을 때까지이며,이후엔 20%만 가져가도록 법 조항을 명시할 것이라 얘기한다.
하지만 반대론자들은 석유가 전체 국가 경제의 95%를 차지하는 이라크에서 새로운 법안은 주권의 양도를 강요하는 것이라 다름없다고 지적한다.
또한 서방 석유기업의 수익비율은 초기 채굴 비용을 회수한 뒤 75%에서 20%로 떨어지지만 이 또한 업계 관행보다 2배나 높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유전개발 장비회사 핼리버튼의 최고경영자였던 딕 체니 미 부통령은 1999년 핼리 버튼 재직 때 “세계가 2010년께 하루 5,000만배럴의 석유를 추가로 필요로 할 것”이라며 “이 석유는 세계 석유 매장량의 3분의 2를 가졌고 가격이 가장 싼 중동에서 나올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이라크전 이전에 “우리가 이라크의 석유 수입을 가로채려 한다는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며 석유전쟁 의혹을 부인했다.
콜린 파월 전 미 국무장관도 2003년 “이라크 석유는 이라크인들에 속하고 이라크인들의 재산이며 그들을 위해 사용될 것”이라며 “석유를 위해 전쟁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이제 블레어와 파월의 발언은 헛된 발언이 됐다고 꼬집었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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