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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다큐/ 사라져가는 들고양이의 서글픈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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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다큐/ 사라져가는 들고양이의 서글픈 운명…

입력
2007.01.07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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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희의 시 <봄은 고양이로다> 에서 고양이는 졸린 눈을 비벼대는 나른하고 사랑스런 모습으로 묘사된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고양이는 도심을 어슬렁거리는 꾀죄죄한 ‘도둑고양이’로 인식돼 왔다. 이들은 어두운 주택가에서 불쑥 튀어나와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밤이면 기묘한 울음으로 사람들의 신경을 곤두서게 만든다.

환경보전을 위한 대안을 모색하는 다큐멘터리 EBS <하나뿐인 지구> 는 8일 밤 11시에 방송하는 ‘달려라 고양이’(연출 조원혁) 편에서 유해 조수(鳥獸)로 낙인 찍힌 들고양이 구제 방법을 살펴본다.

국립공원 속리산은 3, 4년 전부터 들고양이가 급증해 생태계가 위기에 처했다. 이들이 다람쥐 토끼 등 야생동물을 닥치는 대로 먹어 치우거나 물어 죽이기 때문. 게다가 인근 야영장과 상가 주변에서 배출된 음식물 쓰레기까지 파헤치면서 상가 주민들의 집단 민원의 대상이 됐다.

속리산 관리사무소는 지난해 6월 산에서 서식하는 고양이를 잡아 학계에 실험용으로 제공하거나 안락사 시키는 방안을 검토했다. 이는 “포획은 동물학대이자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는 동물보호협회의 반발에 부딪혔다. 논란 끝에 고양이를 포획해 불임수술을 한 뒤 야생동물 보호소로 옮기는 것으로 결정됐다.

제작진은 도심 속 고양이들이 주민과 함께 평화롭게 사는 부산의 한 아파트를 찾아간다. 이 곳 주민들은 돈을 모아서 아파트 단지를 떠도는 고양이에게 불임수술을 시키고, 정기적으로 먹이를 주며 관리해 왔다. 이처럼 중성화한 고양이들은 밤에 울지도 않고 쓰레기통을 뒤지지도 않으며 성질까지 온순해져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수의사들은 고양이의 개체 수를 줄이는 방법으로 이처럼 고양이를 잡고(Trap), 불임수술(Neuter)을 시킨 뒤 돌려보내는(Return) ‘TNR 프로그램’을 제시한다. 이는 선진화한 고양이 구제방법으로, 과천시를 비롯해 일부 지자체가 시행해 주민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제작진은 이처럼 고양이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막무가내식 포획보다 인도적 구제방법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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