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육계는 2곳의 중소 대학이 화제다. 불과 1년 사이에 학교 모습이 몰라보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관심 밖’ 대학에서 ‘관심의 중심’으로 진입했다.
재능대는 교육인적자원부 차관을 지낸 이기우 학장, 호남대는 교수 출신의 ‘총장 전문가’인 이현청 총장이 확 바꿔놓았다.
지난해 7월 부임한 이기우 학장은 학교 상황을 보고 받고 말문이 막혔다. 20억원이 넘는 재정적자에다 교수 직원 등 구성원 간 갈등, 엉망인 교육 여건 등 모든 것이 낙제점이었다. 교육부 고위관료와 총리 비서실장 등을 지내면서 ‘행정의 달인’ 닉네임이 붙여졌던 이 학장은 원인 파악 후 개선 작업에 몰두했다. 개교 후 처음 2차례의 강도높은 자체 감사를 실시한데 이어 불필요하고 낭비적 예산을 줄인 결과 6개월만에 흑자로 전환하는데 성공했다.
교수와 직원들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만나는 특유의 ‘스킨십’ 행정으로 갈등 구조를 협력 구조로 돌려놓았다. 강의 환경을 바꾸는 일도 그의 몫이었다. 실험실습 기자재 확보에 주력했고 강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교수 평가지표를 만들었다. 최근 재능대를 방문했던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 최고 책임자의 역량이 캠퍼스 운명을 좌우할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을 역임한 이현청 총장은 긴 잠에 빠져 있던 호남대를 흔들어 깨웠다. 취임 8개월을 맞은 그는 ‘대학행정 1인자’ 답게 획기적인 학사제도 개편 등 개혁 아이디어로 학교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이 학교 구성원들은 “몇 년 안에 ‘호남의 한동대’가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호남 지역을 대표하는 특성화 대학으로 거듭난다는 뜻이다.
3월 신학기부터 본격 시행하는 ‘3+1’체제가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3학년까지는 대학에서 수업하고 4학년 과정은 국내 산업체나 해외인턴십, 재택학습 등 캠퍼스 밖에서 공부하는 시스템이다. 전 학과가 대상이다. 기업이 원하는 덕성, 지식, 기술을 보유한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취지다. 또 정보통신 특성화 대학으로 키우기 위해 강의실 110개 중 90개를 ‘칠판없는 교실’(이-펜 데스크)로 교체했다.
전공별로 운영하고 있는 101개의 기업 인재 양성 프로그램은 다른 대학들이 벤치마킹에 나설 정도다. 이 총장은 “대학이 시설 등 하드웨어보다는 교과과정이나 강의시스템 개선 등 소프트웨어쪽에 치중해야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진각 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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