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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금리 급등… 한은, 모른척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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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금리 급등… 한은, 모른척 했다

입력
2007.01.05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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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지급준비율 인상, 총액한도대출 축소 등 유동성 감소를 위해 고강도 대책을 잇따라 내놓은 한국은행이 이번엔 지불준비율 마감일을 앞두고 치솟는 콜금리를 수수방관해 그 의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권은 지준 부족을 한은이 의례히 메워줄 것으로 믿는 시중은행의 의타심을 바로잡기 위한 의도적 방치라며 이로 인해 은행 대출의 기준금리인 양도성예금증서(CD)의 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5일 은행들은 12월 하반월의 지급준비율 마감일을 맞아 인상된 지급준비율을 맞추기 위해 초단기 콜시장을 통한 급전 마련에 진땀을 쏟았다. 이에 따라 익일물 콜거래 평균금리는 마감 하루 전부터 0.11%포인트 치솟기 시작해 마감날에도 콜금리 초강세가 이어졌다.

이는 한은의 콜금리 목표인 4.5% 보다 0.17%포인트나 높은 것으로, 콜금리가 목표치 보다 0.1%포인트 이상 올라간 것은 2002년 이후 처음이다.

한은은 지금까지 지준 부족이 예상되면 지체 없이 환매조건부채권(RP) 매수 등의 방법으로 은행에 자금을 풀어 콜금리가 목표수준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관리해왔으나, 이번엔 마감일 직전까지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등 콜금리 급등을 방치했다.

한은의 '의도적 콜금리 급등 방치'의 숨은 뜻은 이성태 총재의 올해 신년사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총재는 "금리정책의 파급경로가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하기 위해 공개시장조작과 대출 및 지준제도의 연계적 운용체제를 마련하겠다"며 단기자금시장의 잘못된 제도 및 관행을 개선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한은이 콜금리 목표수준 유지에 매달려 그때그때 은행들에 부족 자금을 공급하다 보니, 은행들은 지준 부족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는 관행이 뿌리깊게 박혀 있다는 게 한은의 시각이다. 그러다 보니 은행 지준율이 부족할 때 오히려 콜금리가 하락하는 모순적 상황도 종종 발생했는데, 더 이상 이런 관행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한은의 공개시장조작에 대한 시각이 이전과 달라졌다고 봐야 할 것"이라며 "향후 일시적인 콜금리 변동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자금이 부족하면 은행들이 비싼 금리를 주고 급전을 끌어와야 한다는 것을 실감케 해서, 콜시장이 시장논리에 따라 움직이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콜금리의 변동성이 커지며 시장기능이 살아나고 궁극적으로는 콜금리정책을 통한 시중 유동성 조절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기대다. 즉 은행은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미리 은행채 및 CD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절해야 한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4,112억원 증가에 그쳤던 CD 발행은 12월 들어 7조4,971억원이나 순증했고, 11월 4조529억원 순발행됐던 은행채도 12월 들어 19조8,254억원으로 급증하며, 금리도 따라 인상돼 한은이 의도했던 유동성 흡수 효과가 이미 나타났다.

한국금융연구원 강경훈 연구위원은 "주요 금융 선진국중 한국 만큼 목표금리와 실제금리의 차이가 적은 나라는 없다"며 "한은의 변화된 입장은 콜시장에 편중된 국내 단기 금융시장을 시장원리에 충실한 방향으로 재편하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는 것으로 중ㆍ장기 금리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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