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빈 재무장관이 돌아온다?
민주당이 12년 만에 상하 양원을 모두 장악하면서 미국 경제정책에서 빌 클린턴 전 민주당 행정부 시절 명재상으로 꼽혔던 로버트 루빈 전 재무장관의 영향력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향후 대선 캠페인에서도 공화당의 친 기업정책과 달리, 친 중산층 정책이라고 할 만한 ‘루비노믹스(Rubinomics)’를 승계한다는 방침이어서 그의 역할이 새삼 주목되고 있다.
현재 씨티그룹 회장을 맡고 있는 루빈은 지난달 낸시 펠로시 신임 하원의장이 주재한 민주당 간부 경제정책 회의에 초대돼 2시간여 동안 자유무역과 균형예산 등 자신의 정책관을 설명했다. 데일 킬디 하원의원(미시간주)은 “의원들 모두 (그의 의견을) 경청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루빈은 재무장관 재직 당시 교육 및 의료 예산 확대 등 친 중산층 정책은 물론, 균형예산을 달성하고 중국 멕시코 등과 자유무역을 추진했다. 특히 클린턴 대통령 재직기간 중 연평균 3.5%의 성장률을 유지하는 ‘경기침체 없는 최장기 호황’을 일궈냄으로써 아직도 국민들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민주당 내 활동에 앞서 루빈은 지난해 4월 15명의 월스트리트 주요 최고경영자(CEO)급들과 함께 출연해 설립한 ‘워싱턴그룹’을 통해 ‘해밀턴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비공식 정책활동도 강화해왔다. ‘해밀턴 프로젝트’는 각종 보고서 등을 통해 균형예산 자유무역 시장경제 등을 축으로 한 ‘루비노믹스’를 전파한다는 계획. 이미 루빈은 이 계획에 따라 ‘기회와 번영, 성장을 향한 경제전략(An Economic Strategy to Advance Opportunity, Prosperity, and Growth)’라는 공동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한편 루빈에 대한 신뢰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과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를 지지했던 것과 달리 자유무역에 대해 비판적 입장이다. 따라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현안에 관한 민주당의 입장에 자유무역론자인 루빈의 영향력이 어떻게 작용할지도 주목된다.
뉴욕=장인철 특파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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