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술과 관련된 추문이 꼬리를 잇고 있다. 마광수 연세대 교수가 마침내 근래 불거져 나오는 추문의 결정판을 만드는 듯하다. 그는 지난해 <야하디 얄라숑> 이라는 시집을 내고 곧바로 외설시비에 휘말렸다. 야하디>
이 시집은 간행물윤리위원회에서 과도한 외설적 표현이 청소년에게 유해하므로 비닐 커버를 씌워 판매하라는 조치를 받았다. 다시 이 시집에 실린 시 <말(言)에 대하여> 가 24년 전에 발표된 제자의 작품이라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말(言)에>
마 교수는 이 시를 묻혀 두는 게 아까워 원작자와 상의 없이 시집에 실었다면서 "잘못된 일"이라고 시인했다. 제자의 글을 표절한 것도 아니고 통째로 훔친 것이다.
출판과 관련해서 우리 지식사회의 지성과 양식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지식인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성찰이 절실히 요구된다.
근래 표절 의혹이나 대필 시비의 대상이 됐던 인물 중에 김병준 교육부총리, 이필상 고려대 총장 등이 있다. 그러나 학교 사회에서 만연한 표절이나 그 변종인 논문중복 게재 등은 한때 정치적ㆍ도덕적 시비를 불러일으킬 뿐, 명쾌한 결말이 없이 덮어지고 만다.
지금도 여러 명의 대학교수에게 표절, 대필, 논문중복 게재 등의 의심스런 시선이 향하고 있다. 또 유명인 중에서는 <마시멜로 이야기> 의 대리번역 의혹 속에 정지영 아나운서가 방송계를 떠났고, 방송인 겸 작가 한젬마씨는 지금까지 출간한 여러 권의 미술 에세이집이 전문작가에 의해 대필 되었다는 의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마시멜로>
지식인 사회에서 '관행'이라는 변명으로 덮어져 온 표절, 대필 등의 도덕적 해이, 또는 비리가 더 이상 방치되거나 면죄되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책 소비자에게 불이익을 주고,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행위다.
적어도 '공동집필' 등 출판기준이 새로 마련되고 지켜져야 한다. 이번 마 교수의 시 도용은 좋은 시에 대한 애착 등으로 양해될 수 없다. 그가 끊임없이 불러일으키는 외설시비와도 별개의, 후안무치한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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