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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음식 - 아침 거르는 싱글을 위한 초간단 겨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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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음식 - 아침 거르는 싱글을 위한 초간단 겨울국

입력
2007.01.04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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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계획서에 이런 항목을 추가한 사람이 많을 것이다. ‘아침밥 꼭 챙겨 먹기.’ 엄마손표 밥상을 받는 팔자 좋은 싱글이 아니라, 주로 아침을 걸렀던 사람들의 경우이다. 혼자 살거나, 안팎이 모두 피곤한 맞벌이 가정이 그럴 것이다.

이제 새해가 겨우 일주일 정도 지나고 있지만 사실 이 계획을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부시시 일어난 직후, 입 안의 그 까칠함이란. 그러다가 출근 지하철에서 내릴 때 갑자기 엄습하는 공복감. 그래서 길거리 샌드위치나 김밥으로 깡마른 아침을 때우기 일쑤다. 속이 확 풀리는 뜨거운 국물이라도 상에 놓이면 한 그릇 시도를 해 볼 텐데.

이런 이들을 위해 시원하고 맛있는 초간단 겨울국 세 가지를 추천한다. 퇴근길에 수퍼에 한 번 들르는 것으로 대부분의 준비가 완료된다. 특별한 요리솜씨가 필요 없다. 라면을 끓이는 것보다 간단하고 쉽다.

이들 국의 기본은 다시마 멸치 국물. 큰 냄비에 한 번 끓여서 냉장고에 넣어 놓고(이런 날씨에는 베란다에만 내 놔도 된다) 조금씩(1인분의 경우 라면 하나 끓일 정도만) 덜어서 사용하면 된다.

# 다시마 멸치 국물 만들기

5인분을 기준으로 다시마 2장(가로 세로 15cm 정도), 국물용 굵은 멸치 15마리, 무 2분의 1개 정도가 필요하다. 취향에 따라 마른 새우, 표고버섯 등을 넣어도 좋다. 물과 함께 재료를 넣고 무가 완전히 무를 때까지 푹 끓인다. 맑고 보기 좋을 정도의 누런 국물을 얻으면 불을 끈다. 멸치와 새우살 등이 흩어져 국물이 흐려지는 것이 싫다면 금속이나 천으로 만든 주머니를 사용한다.

# 굴연두부국

요즘의 제철 식재료 중 최고의 제철 식재료를 꼽으라면 단연 굴이다. 이 시기의 굴은 살이 가장 통통하고 맛과 향이 진하다. 값도 싸다. 시장 어물전에서 5,000원 어치 정도 사면 집에서 굴파티를 벌일 수 있을 정도다. 동네 수퍼에서는 비닐 봉지에 들어있는 봉지굴을 살 수 있는데 아무래도 시장보다는 조금 비싸다. 굴은 맑은 물에 씻어서 물기를 빼고 냉장고 신선칸에 넣어 둔다. 굴국에는 순두부를 넣는 경우도 많지만 연두부를 넣는 것이 국물이 맑고 보는 맛이 좋다. 라면 끓일 때처럼 파를 송송 썰어둔다.

국물을 냄비(혹은 뚝배기)에 넣고 끓인다. 막 끓을 때 연두부를 굵은 깍두기 크기로 썰어 먼저 넣는다. 다시 한 번 끓기 시작하면 굴(양은 취향에 따라)과 파를 넣는다. 끓어 오르면 불을 끈다. 굴이 너무 익으면 씹는 맛과 향이 떨어진다. 마지막 끓는 국물에 ‘튀기는’ 느낌으로 한 번만 끓이면 좋다. 간은 소금으로만 한다. 굴국은 재첩국처럼 맛에 갈고리 같은 것이 있어서 한 술 뜨면 계속 숫가락이 간다.

# 맑은 어묵국

굴연두부국보다 훨씬 쉽다. 일본식으로 표현하면 ‘오뎅국’이다. 예전에는 ‘오뎅백반’을 하는 식당이 꽤 있었다. 오뎅을 건져 먹고 국물에 밥을 말아 먹었다. 특히 일식당에서는 초밥 만큼 기본적인 메뉴에 속했다. 무슨 이유에선지 거의 자취를 감추고 요즘은 전문적인 오뎅집에서나 구경할 수 있다. 지하철 역이나 행인이 많은 버스 정류장에는 아침부터 오뎅을 파는 분식집이 많다. 의외로 많은 샐러리맨들이 오뎅 두 세 꼬지와 한 컵의 국물로 아침을 때운다. 그만큼 친화력 있는 국물이라는 뜻일 것이다.

다시마 멸치 국물에 대파를 손가락 크기로 2~3개 썰어 넣고 불을 올린다. 국물이 끓기 시작하면 어묵을 넣고 3~4분 끓이면 된다. 이 때 주의할 점. 어묵은 물기를 머금으면 부피가 커진다. 욕심을 내고 많이 넣으면 국물이 넘치게 된다. 조금 모자라겠다 싶을 정도로 넣으면 적당하다. 어묵의 크기도 ‘조금 작겠다’ 싶을 정도로 썬다. 역시 소금간만 하는 것이 국물이 맑고 시원하다.

# 냉동 시금치국

중국식과 한국식의 퓨전이다. 연변의 중국동포와 생활해 봤다면 익숙한 음식일 것이다.

시금치는 다듬어 초록색이 남아있도록 살짝 데친다. 한 번 먹을 정도의 양으로 나눠 비닐봉지에 넣은 후 냉동실에 얼려 둔다. 다시마 멸치 국물이 끓기 시작할 때 얼려 둔 시금치를 한 덩어리 넣고 다시 끓인다.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송송 썬 파를 얹으면 완성. 맛이 엉성할 것 같지만 시금치의 깊고 시원한 풍미가 우러나와 아침 국물로 제격이다.

글ㆍ사진 권오현기자 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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