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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없는 '보이스 피싱'…수사담당 검사 등에도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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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없는 '보이스 피싱'…수사담당 검사 등에도 전화

입력
2007.01.04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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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청이라고? 어디 한번 잡아보시지.”

검찰과 법원, 은행 등 각종 기관을 사칭해 전화를 하는 ‘보이스 피싱’에 검사들이 화가 단단히 났다. 수사에 나섰지만 되려 기승을 부리는데다 수사 담당 부장검사에게도 사칭 전화가 걸려올 정도로 퍼져 있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검에서 이 수사를 총괄하는 첨단범죄수사부 이건주 부장은 최근 홈쇼핑을 사칭해 주민등록번호 등을 묻는 전화를 받았다. 사기임을 직감한 그는 “당신 이름이 뭐요”라고 물었지만 재중동포 말씨가 역력한 상대방은 “내 성함을 왜 궁금해 합니까”라며 시간만 끌었다. 이 부장이 “세상에 자기 이름을 성함이라고 칭하는 사람이 어디 있냐”며 추궁하자 상대방은 갑자기 “야 이 개대가리야”라는 낯선 욕을 하며 전화를 끊었다.

며칠 전에는 이 부장 아내에게 “서울중앙지검인데 검찰 소환에 불출석했다”는 검찰 사칭 전화도 걸려 왔다. 이 부장은 아내한테 “왜 이런 사기범들을 소탕하지 못하느냐”는 ‘항의’를 들어야 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의 모 부장검사도 주민등록번호를 묻는 모 기관 사칭전화를 받고 “여기가 어딘 줄 아냐, 검찰청이다”며 “전화추적해서 당장 잡으러 간다”고 호통을 쳤다. 그러나 상대방은 “어디 한번 잡아 보시지”라고 약을 올린 뒤 전화를 끊었다.

검찰 관계자는 4일 “검사들도 사칭전화를 받는 지경인데 일반인들의 피해는 어느 정도겠느냐”며 “전화, 계좌추적 등을 통해 용의자들을 반드시 잡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보이스 피싱

보이스 피싱은 전화를 통한 사기를 뜻한다. 음성(Voice)과 개인정보, 낚시(Private data+Fishing=Pishing)의 합성 신조어다. 벌금을 내지 않았으니 00계좌로 돈을 보내야 한다 등 수법도 다양하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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