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를 결심하고 달리기와 계단 오르내리기 운동을 시작한 Y(28ㆍ여)씨는 운동 후 두 달 여가 지나자 갑자기 무릎이 약간씩 아파오는 것을 느꼈다. 처음에는 그 동안 사용하지 않던 근육에 무리가 감에 따라 생긴 단순한 통증으로 보고 운동에 더욱 박차를 가했지만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결국 네 달 만에 운동을 그만두고 병원을 찾은 Y씨는 ‘연골연화증’(軟骨軟化症)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20, 30대 젊은 환자가 계단을 올라갈 때 퇴행성 관절염과 비슷한 무릎 앞부분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는데 대부분 ‘슬개골 연골연화증’으로 진단을 받게 된다. 슬개골 연골연화증이란 무릎에 운동 등으로 갑작스러운 과부하가 걸렸을 때 나타나는 질환으로 무릎 슬개골 아래쪽에 있는 관절연골이 물렁해지면서 파괴되기 시작하는 상태를 말한다. 다름아닌 관절염의 초기 단계다.
세란병원 정형외과 궁윤배 과장은 “연골연화증은 과체중이나 비효율적인 움직임, 불충분한 준비운동 등으로 무릎연골이 견딜 수 없는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생기기 쉽다” 며 “체중과 체력을 고려하지 않고 너무 급격하게 달리거나 무릎에 반복적인 압력을 가하면 나이의 많고 적음을 떠나 발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연골연화증 환자 중 여성이 차지 하는 비율이 60~80%에 달하는데 이는 남성보다 여성의 연골부위와 허벅지 근육이 약해 그만큼 쉽게 손상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여성들이 무릎을 자주 꿇거나 쪼그리고 앉는 생활 습관과도 깊은 관계가 있다. 또한 평소 운동량이 많지 않았던 여성이 살을 빼기 위해 갑자기 운동을 감행하면 무릎의 손상을 피하기 힘들다.
연골연화증의 초기 단계에는 대부분 다리 전체가 아프다거나 시큰거린다는 통증을 호소한다. 그러다가 증상이 심해지면서 무릎을 굽혔다 펼 때, 앉았다가 일어설 때 통증을 더 강하게 느낀다. 궁 과장은 “처음에는 단단했던 무릎연골이 말랑하게 약해지고 흰색이 변색된다”며 “이후 연골 표면이 갈라지고 닳아서 너덜너덜 해지며 연골연화증 말기에는 연골 부분이 파여 뼈가 노출되면서 통증은 더 심해진다”고 말했다.
연골연화증으로 판정을 받으면 일단 운동을 중단하고 급성 통증기에는 얼음 찜질과 약물 치료를 병행하며 손상이 이미 많이 진행됐다면 관절경내시경 수술이 필요하다. 또 파괴된 연골표면을 정리해주는 변연절제술, 슬개골과 대퇴골의 구조적인 위치 이상을 교정해줄 외측 지지대 절개술 등이 치료방법으로 사용된다.
전문의들은 “몸무게가 1㎏ 늘면 무릎에 가해지는 압력은 5~7배 이상 증가하는 만큼 평소에 자신의 체중과 체력을 감안해 운동계획을 짜고 장시간 무릎을 구부리고 있는 자세 등 생활 속에서 연골에 무리를 주는 습관도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양홍주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