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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훈 대법원장 "원한다면 내 통장 모두 보여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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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훈 대법원장 "원한다면 내 통장 모두 보여줄 수 있다"

입력
2007.01.04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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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훈 대법원장은 4일 출근길에 만난 기자들과 이례적으로 즉석 간담회를 가졌다. “직접 나설 필요 없다”는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 “국민이 궁금해 하는 것이라면 적극 설명하겠다”며 간담회를 자청했다는 후문이다. 그는 “사법부 책임자인 만큼 무한대 검증을 받아 마땅하다”고 피력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_10원이라도 탈세했다면 대법원장직을 그만두겠다고 했는데.

“변호사를 시작하면서 교인으로서 교회에 십일조 헌금을 어떻게 낼까 고민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돈이 전부 내 돈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회사를 경영하는 것처럼 사무실 통장에 수입을 전부 입금한 뒤 직원 월급, 사무실 비용, 세금을 모두 제하고 남은 돈으로 십일조를 했다. 개인적으로 통장에 손대지 않았다.

세무사 사무실에 제출한 수임명세서는 내가 직접 두 번, 세 번 검토했다. 자문료 30만원 받은 것까지 모두 기재했다. 이번에 소득신고가 누락됐다는 말을 듣고 세무사에 확인해 보니 옮겨 적는 과정에서 빠뜨렸다고 하더라. 세무사 측에서 실수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내가 세금을 내기도 전에 돈을 썼다면 지난 번처럼 (그만두겠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신앙인으로서 속인 일 없다. 원한다면 내 통장을 모두 보여줄 수 있다.”

_3일 유감을 표시했었는데.

“그렇다고 세무사 직원을 탓할 수 없는 일 아닌가. 국민들에게 송구스럽다.”

_골드만삭스의 사건을 수임한 경위는.

“처음엔 외국자본이라 세 번이나 거절했다. 그랬더니 골드만삭스 쪽에서 ‘대한민국 법조계가 외국자본을 차별하는 것 아니냐’고 하더라. 외환 위기가 극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외국자본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국가에 이익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라를 위해서는 사건을 맡는 게 더 낫다고 판단했다.”

_골드만삭스가 사건을 의뢰할 당시 진로의 컨설팅을 했다는 사실을 몰랐나.

“기억이 안 난다. 나라를 위해 옳은 길이라고 생각해 사건을 맡았던 것이다.”

_누군가 대법원장을 표적으로 삼아 세무자료를 추적했을 수 있다. 검찰과의 갈등 와중에 의혹이 불거졌는데.

“대법원장쯤 되는 공직자라면 무한대의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생활부터 시작해서 모든 검증을 받아야 한다. (파헤치는 게) 개인적으론 기분이 나쁘고 섭섭하지만 그 정도 도덕성 검증 없이 어떻게 사법을 책임질 수 있겠나.”

김지성 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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