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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금까지 3,000억원 챙겨… 전설이 될 '먹자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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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금까지 3,000억원 챙겨… 전설이 될 '먹자 CEO'

입력
2007.01.04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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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직 6년 동안 주가를 떨어뜨리고도 보수로 1,000억원 이상을 받고, 퇴직금으로 2,000억원을 챙긴 최고경영자(CEO)가 있다. 세계최대 가정용 건축유통업체 홈데포 회장 겸 CEO인 로버트 나델리(58).

홈데포는 3일 “나델리 회장이 이사진과의 합의하에 6년 만에 전격 사임했으며 후임으로 프랭크 블레이크 부회장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나델리 회장은 2000년 12월 홈데포의 CEO 자리에 앉을 때부터 급여 논쟁에 불을 지피며 주주들의 원성을 샀다.

나델리는 2005년말까지 스톡옵션을 제외하고 약 5년간 총 1억2,370만달러(1,100여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이는 미국 최고기업 중 하나인 제너럴일렉트릭(GE)의 CEO 보수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더욱이 홈데포를 떠날 때는 이에 2배 가까운 2억1,000만달러(2,000여억원)를 퇴직금으로 받았다.

나델리는 홈데포 CEO로 취임한 후 자유분방했던 카우보이식 기업문화를 GE식의 일사분란한 군대식 기업문화로 바꿨고 사업다각화를 활발하게 추진해 매출액을 2배 가까이 늘렸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회사가 성장하는데 비해 영업이익은 줄어들고, 소매분야에서 2위업체인 로스의 공격적인 확장 정책에 점유율이 낮아진 데 대해 불만을 표시해왔다. 더욱이 그가 재임하던 기간 미 증시는 다우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활황을 누렸지만 홈데포의 주가는 오히려 뒷걸음질 쳐 주주들의 원성이 높았다.

이런 상황에서 나델리가 계약에 따라 천문학적인 보수와 퇴직금까지 챙기자 여론이 들끊었다. 급기야 미 의회는 CEO의 전횡을 막기위해 주주들에게 고위 임원들의 보수와 퇴직금에 대한 발언권을 주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키로 했다.

나델리의 사임 소식이 전해진 이날 “주가의 가장 큰 불확실성이 사라졌다”는 월가의 분석과 함께 홈데포의 주가는 3% 급등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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