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훈 대법원장이 정면 돌파를 택했다. 변호사 시절 세금신고 누락 의혹이 불거지자 직접 해명하고 나선 것이다. 논란을 조기에 종식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조기 진화될까
법조계 안팎에서는 고의적인 탈세가 아닌 세무사 실수에 따른 세금신고 누락일 경우 이 대법원장이 책임질 일은 아니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러나 문제가 되는 것은 지난해 11월 이 대법원장이 “10원이라도 탈세했다면 대법원장직을 내놓겠다”고 장담했던 점이다.
이 대법원장은 “그 때까지 세금신고 누락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그런 말을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그가 취임 이후 줄곧 도덕성을 강조해 온 점을 들어 비판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이 대법원장이 ㈜진로 매각을 주도한 골드만삭스에서 수임료를 받은 것에 대한 시각도 곱지 않다. 골드만삭스는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3,300억원대 진로 채권을 확보한 후 진로를 하이트맥주에 매각, 1조2,000억원의 차익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꼬리 무는 대법원장 의혹
이용훈 대법원장을 둘러싼 의혹이 잇따라 터져 나온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대법원장은 지난해 11월 론스타 영장 기각 사태 때 변호사 시절 외환은행 민사소송 사건 수임 전력으로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다. 당시 수임 계약을 위해 만난 외환은행 관계자 가운데 론스타코리아 유회원 사장이 포함됐고 이 인연 때문에 유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네 차례나 기각된 것 아니냐는 게 의혹의 골자였다.
론스타 영장 기각 직후 법원ㆍ검찰 고위 인사 4인의 비밀회동 논란, 중요사건의 압수수색 영장을 법원행정처에 보고하도록 한 대법원 예규 개정 논란도 직ㆍ간접적으로 이 대법원장에게 타격을 줬다. 대법원은 검찰이 의도적으로 의혹을 부풀린 것 아니냐며 불쾌감을 드러냈었다.
그 배경으로 검찰ㆍ변호사 업계와의 갈등설이 거론되고 있다. ‘법조 3륜’이라는 전통적 틀을 깨고 사법부 우위의 패러다임을 강조한 이 대법원장의 개혁 마인드가 다른 직역의 반발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음해설도 있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일부에서 이 대법원장 관련 내용을 제보하고 다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김지성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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