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영화 '허브'서 정신지체 연기 강혜정/ "초원이 뛰어넘는 연기로 진~한 희망 전달할래요"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영화 '허브'서 정신지체 연기 강혜정/ "초원이 뛰어넘는 연기로 진~한 희망 전달할래요"

입력
2007.01.03 23:47
0 0

영화배우 강혜정(25)은 스폰지 같다. <올드보이> <웰컴 투 동막골> 등에서 난이도 높은 역을 쑥 빨아들이며 자기 것으로 만들어내는 모습을 볼 때마다 이 배우의 다음 정착지가 궁금해진다. 11일 개봉하는 <허브> 에서 그는 평소 존경하던 배종옥과 함께 연기 했다. 과연 이번엔 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까.

<허브> 에서 강혜정은 몸은 스무 살이나 머리는 일곱 살인 정신지체 3급 장애인 상은으로 변신한다. ‘햇살 웃음’을 얼굴 가득 담고 다니며 의경 종범(정경호)과의 동화 같은 연애에 달뜨기도 하고, 말기 암에 걸린 엄마 현숙(배종옥)과 굵은 눈물방울을 떨구다 꿋꿋하게 일어서는 역할이다. 굳이 비교하자면 강혜정의 연인 조승우가 몸과 마음을 빌려준 <말아톤> 의 초원이 같다고 할까. 그러나 초원이보다 로맨틱하면서도 더 큰 슬픔과 맞닥트려야 하는 인물. 강혜정은 배종옥과 함께 관객을 울리고도 남을 연기로 스크린을 장식한다.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어 출연을 결정 했지만 처음엔 막막했다. 딱히 따라 할만한 모델이 없었기 때문이다. “감독님 머리 속에 구체적인 캐릭터가 잡혀 있어 다행이었죠. 저는 감독님이 요구하는 연기, 특히 말투 부분을 신경 써서 했어요. 나름대로는 잘해냈다고 생각해요.”

너무 ‘센’ 역할을 또 맡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 그는 “글쎄 말이에요”라고 슬쩍 웃는다. 의도적으로 독특한 캐릭터를 선택한 것도 아닌데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됐다고 한다. “제가 좋아하는 영화는 <미녀는 괴로워> 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처럼 평범한 거에요. 그런데 저도 잘 모르는 취향과 욕망의 표현이 배역으로 드러나는 지도 모르겠네요.”

치아 교정 후 너무나 달라진 얼굴에 대해서는 “솔직히 아무 생각도 없다”고 했다. “개성 강한 얼굴이 사라졌다”는 일부 팬들의 안타까움 섞인 힐난도 덤덤하게 받아들였다. “어차피 팬들은 작품으로 저를 알게 됐고, 앞으로도 작품으로 저를 기억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서다. “얼굴보다 신경 쓸게 너무 많아요. 매사 좋게 생각하며 희망을 갖고 어려움을 극복하자는 게 <허브> 의 메시지인데요, 저는 그런 생각하며 살려고요. 그래야 관객들도 설득할 수 있지 않겠어요.”

긍정적 사고가 제대로 작용한 걸까. 성형 논란과 조승우와의 결별설, <도마뱀> 의 흥행 저조 등으로 얼룩진 지난해가 무척 견디기 힘들었을 텐데 그는 손을 내젓는다. “배신감을 느끼실지 모르지만 어느 해보다 더 많이 웃고 더 수다 떨며 행복하게 지냈다”고 힘주어 말한다. 관객들의 <도마뱀> 에 대한 평가는 아쉽지만 영화의 잘못이라고 자책하지도 않는다.

강혜정의 차기작은 신인 황수아 감독의 이색 멜로인 <세탁소> . 강혜정은 마음의 상처를 도벽으로 달래는 여죄수로 나온다. 탈옥 후 숨어 든 세탁소 주인과 사랑을 나누는 역할이라니 역시나 개성 만점 캐릭터다. “승우씨랑 영화요? 앞으로 함께 찍을 계획 없어요. 하지만 누가 알겠어요. 앞일은 내다볼 수 없는 거잖아요.”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